혹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과 스위스의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제도로, 학교와 기업에서 2년간 NCS 교육 과정을 기반으로 기업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직업교육 모델을 말합니다.
이 직업교육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일과 학습의 병행’인데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학생들은 기업과 학교에 오가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이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다 현실적이고 깊이 있게 배워 전문기능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졸업한 후 산학협력을 한 참여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최근 차봇 역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해 최종 진행 기업으로 선정되었는데요. 이번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의 시작이 차봇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지 않나요? 프로젝트를 담당한 CD서킷 권용국 셀장과 김민경 크루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겠습니다.
Q. 용국 님, 민경 님 두 분 모두 반갑습니다! 차봇이 이번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권용국: 이번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는 데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애로사항이 상당히 많아요. 특히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운데요. 성장 가능성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 채용하더라도 잘 가르쳐서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이직하는 등 이탈해 버리는 경우가 많죠. 회사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일이죠.
그런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새로운 직원들을 채용하게 되면 기존 직원들이 새로운 직원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업무에 대한 정의를 더 명확하게 내릴 수 있고, 새로운 직원들의 장기근속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도제 기간에 회사의 문화도 미리 익히고 기술도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요.
김민경: 저는 이전 회사에서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진행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거죠. 그런데 도제 기간이 2년으로 상당히 길더라고요. 이렇게 장시간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 환경이니까, 달리 보면 긴 시간 동안 회사가 그분들을 케어하고 성장시켜서 인재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이 활동 자체가 좋은 인재를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게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죠.
Q.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의 진행 과정이나 현재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김민경: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은 올해 3월에 신청하여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3개월 만에 결정이 되었어요.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2학년 시기부터 기업과 학교에 오가면서 2년간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것인데요. 협약을 맺는 학교는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예요. 차봇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한 학생 두 명을 선발해서 내년 초부터 함께 근무하게 될 예정입니다. 또,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것이고, 경기도에서 별도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도 선정이 되어서 마케팅 파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디자이너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에요.
권용국: 자료 제출부터 실사, 확정, 담당자 선정, 내부 컨센선스 확보까지 약 3개월 간 스피드하게 진행되었어요. 사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건 학교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기 때문인데요. 이미 차봇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계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금 학교 측에 협약이 된 기업들이 대체로 자동차 딜러사, 정비사 등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이었어요. 거기서 더 나아가 모빌리티 영역에도 협약을 맺고자 하는 중이었는데, 차봇이 모빌리티 업계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좋게 평가하셨다고 말씀해 주셨죠. 특히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차봇은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여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라는 점 역시 선정이 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선정 과정에서 현장실사 방문 인터뷰가 참 중요하잖아요. 주로 어떤 질문들이 오갔나요?
권용국: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건 ‘이 회사가 진짜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나?’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기업에서 학생들이 근무할 때 자리가 어디에 배치되는지, 강의 공간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떤 사람이 선생님이 될지, 어떤 툴을 쓰는지 등등을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차봇에는 지금 병역 특례 제도를 하는 차주한 크루가 있거든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과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니 이 크루가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차봇에 이 크루가 들어와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았어요. 정말 말 그대로 차봇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준비되었는가를 집중적으로 인터뷰하신 거죠.
또, 두 번째로 많이 보시는 부분은 회사의 환경이었어요. 신청했던 다른 회사 중에는 임직원 수가 10명 이하인데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협약을 원했던 곳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우수한 인력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우니까 10명 미만 중소사업장에서도 적극 원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회사들은 아무래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학생들을 가르칠 동기나 준비가 미흡할 가능성도 있고,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갖고 있죠. 실제로 저희 인터뷰에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물어보셨어요. 회사가 지속해 재무적인 성장을 할 것인지,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던 거죠. 차봇은 안정성 측면에서 합격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평가에서 좀 더 유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제가 할 일은 별로 없었어요.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얻은 셈이죠. (웃음)
그리고 워낙 이걸 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많으니까, 면접관 실사단이 방문할 때도 서로 인적 사항을 모르게 하거든요. 혹시 모를 부정행위를 막으려는 건데요. 그만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민경 님이 잘한 부분도 커요. 실사단이 나올 때는 컨설턴트를 따로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컨설턴트 측에서도 사실 우리에게 그다지 가이드를 못 줬던 상황이에요. 그래서 사전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실사가 시작되었는데, 민경 님이 응대를 정말 잘하셨어요. 안내도 차근차근 잘 도와드렸고 자료를 따로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마치 대기업에서 큰 행사하듯이 적극적이고 세련되게 안내하시는 게 저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사소한 부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게 정말 크거든요. 민경 님이 평소에도 채용 면접을 진행하거나 할 때 꼼꼼하게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요. 우리 회사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좋은 경험이 차봇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드는 힘이 되니까, 정말 굉장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죠.
Q.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없나요?
김민경: 먼저 준비 과정에서 신경을 가장 많이 쓴 부분은 최대한 빨리 서류를 준비하는 거였어요. 준비할 서류가 특히 많은 사업이었는데 빠짐없이 챙겨야 했으니까요. 학습 기업으로 확정을 빠르게 받는 게 중요한 상황이었던 터라 그땐 정말 바빴죠. 그 외에는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고, 현장실사 관련해서는 용국님이 워낙 완벽하게 처리하셔서 아주 든든했어요.
권용국: 아마 본격적으로 어려움이 생기는 건 내년 3월부터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은 서류 준비나 현장 실사가 전부였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게 없었지만, 학생 근로자가 실제로 출근하는 내년 3월부터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실제 담당할 내부 담당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이번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없는지도 궁금한데요.
권용국: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 홍보용으로 차봇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많이 구매하셨어요. 지난 4월에 진행한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차봇 부스를 방문하셔서 인증 사진도 찍고 가셨고요. 학교에서도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씀하셨고요. 정말 칭찬을 많이 하셨어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 전체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여기는 학생 수가 아주 많은 편이거든요. 대학교에 가는 학생도 줄어들고 있고,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의미죠.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이 딜러사나 정비사로만 취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차봇과 같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면 학생들의 선택지도 더욱 늘어날 것이니 인기가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회사가 성수동에 있다는 점도 학생들에게 메리트 였고요.
김민경: 회사 내부적으로는, 크루 중에서 기업 선생님을 선정해 활동해야 하는데요. 크루들이 모두 좋은 마음으로 협력해 주어서 정말 좋았어요.
Q. 마지막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과 관련해 차봇 크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민경: 학습 기업으로 선정이 된 만큼, 앞으로 학생 근로자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또, 학생 근로자가 학교에 돌아가서도 친구들에게 ‘차봇 진짜 좋더라!’하고 자랑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권용국: 고등학교 2학년생부터 3학년생까지 청소년기의 마지막 2년을 우리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는 것이라 기존 크루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무 중에 고단하고 매우 바쁘시겠지만 오며 가며 학생 근로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따뜻한 미소로 반겨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