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에서 PM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금융회사에서 PM의 역할은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플랫폼 기업에서는 다르죠. 훨씬 더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데요.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상세한 정책의 기준까지도 결정하는, 게임이나 영화 제작의 감독(director)과 비슷한 역할을 맡아요.

따라서 플랫폼 기업의 PM은 좀 더 다양한 업무 능력이 필요한데요. 상황에 따라 마케팅도, 전략기획도, 개발에 대한 이해도, 경영지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죠. 그 이름의 뜻 그대로 프로젝트의 전반을 관리하는 PM! 어렵지만 정말 매력적인 일이죠?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차봇 프로덕트 유닛 PM셀에 새로 입사하신 윤철규 크루님을 만나 차봇에 합류하게 된 이유와 PM역할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반갑습니다! 철규님이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는 무엇인가요?

현재 PM셀에서 신차 구매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어요.

신차 구매 서비스의 핵심은 오프라인에서 신차를 구매하던 그 과정을 고스란히 디지털화하는 데 있어요. 지금은 우선 사용자가 좀 더 쉽게 신차 가격을 비교하고 정보를 얻은 후, 실제 딜러에게 상담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점점 더 고도화가 진행될 거고요. 개인적으로 고도화에 대한 최종 목표는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모든 차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견적 비교까지 자유롭고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다니던 회사가 커머스와 관련이 있었다 보니, 커머스의 관점에서 신차 구매를 바라보게 되는 경향도 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커머스에서 쇼핑하듯이 즐겁고 쉽게 자기가 원하는 차를 찾고 또 구매까지 하도록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Q. 차봇에 오시기 전 어떠한 커리어를 쌓아 오셨나요?

첫 커리어를 F&B비즈니스의 브랜드 마케터로 시작했습니다. F&B쪽에 관심이 많다 보니 첫 시작을 해당 시장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브랜딩부터 시작해 메뉴 개발, 교육, 콘텐츠 기획 등 브랜드 마케터로서 많은 경험을 하며 재미있게 일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이용하며 IT 플랫폼에 흥미를 느꼈어요. 미래 유망 산업이란 생각이 확 들었죠. 그래서 커리어도 확장하겠다는 생각에 서비스기획 쪽으로 커리어 피봇팅을 했어요. 이후 헬스케어, 빅데이터, AI, 커머스의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 출시, 서비스 고도화 등의 경험을 쌓으며 PM/PO로 성장해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여러 산업을 경험해 보셨는데, 특정 분야로 이동하는 기준이 있으시나요? 그중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는?

처음 대학을 졸업했을 때는 무조건 F&B로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첫걸음을 디뎠지만, 특유의 딱딱하고 수직적인 기업 문화가 아쉽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눈을 돌리게 되었죠.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일하는 게 답답했고 힘들었거든요.

특히 그때 아무래도 답답한 분위기에서 일하다 보니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라는 IT업계에 대한 동경 아닌 동경이 생겼어요. 그렇게 IT와 접목되어 외식산업 분야에 한창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던 배달의 민족을 보면서 이직을 결심했죠. 그 후에는 관심이 생긴 새로운 분야로 계속해서 이직을 해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다양한 산업군으로 이직하면서 고려했던 건 ‘지금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였습니다.

차봇과 만나게 된 것도 모빌리티 산업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제가 본래는 차에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운전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저에게 차는 그냥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IT업계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니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관심도 생겼죠. 모빌리티 산업의 영역은 정말 넓고 깊어서 제가 해볼 수 있는 게 아주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그렇다면, 여러 모빌리티 기업 중 왜 ‘차봇’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첫인상이 정말 독특했어요. 차봇에는 서비스가 정말 많은데, 그래서 처음엔 오래된 기업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찾아보니 출시한 지 1년도 안 된 상태였어요. 작은 회사에서 다루기가 어려울 텐데 규모에 비해 뛰어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도 무척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회사를 경험한 건 아니지만 작은 서비스 하나를 붙이는 것도 상당히 두려워하는 회사들이 많거든요.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이 저와 잘 맞을 것 같아 차봇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향만 보고 차봇의 문을 두드리게 된 건 아닙니다. 차봇은 슈퍼 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크게 성장하는 서비스를 보면 해당 산업의 규모가 크거나 잠재력이 충분할 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니 규모는 작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면 들어가기 좋은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봇은 아직 극 초기 단계지만, 나중에 운전자가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다 해결할 수 있을 때를 생각하면 그 잠재력이 정말 어마어마하죠. 동시에 그 많은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일 중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산업을 평가할 때는 ‘그 산업이 얼마나 레거시한가?’도 생각해요. 레거시 할수록 디지털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그만큼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보거든요. 모빌리티 산업은 그동안 제조사 중심의 흐름이 쭉 이어져 온 터라, 앞으로 사용자 중심의 산업으로 바뀌며 디지털화를 추진해 간다면 정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Q. 차봇에 입사한 후 느낀 첫인상은 어땠나요?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웃음) ‘고급진 수레’란 생각이 들었어요. 슈퍼앱을 지향한다는 건 알겠는데, PM조직으로서 방향이 아직 갈팡질팡하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어요. 담을 수레는 있는데 그 안에 무엇을 담아 옮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거죠.

그래도 ‘아직 뭐가 없다’는 게 부정적이기만 한 건 아니에요. 이제 채워가면 되니까요. 사실 그런 빈 수레조차 만들지 못하는 회사들이 수두룩하잖아요? 차봇은 이제 막 담을 수레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저를 포함한 차봇의 동료들이 함께 그 수레에 무엇을 채울지, 또 어떻게 채워 옮길 것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해야죠. 결국은 가치 있는 것들로 이 수레를 꽉 채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롤스로이스보다 값진, 멋진 차 한 대 같은 수레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입사 후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한 가지를 고르자면 무엇일까요?

성수동에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취미가 31개 정도 있는데요. 그중 3개가 ‘아이쇼핑’이랑 ‘핫플 방문하기’, ‘팝업 방문하기’인데 성수동에 그런 곳이 많거든요. 참고로 제일 인상 깊었던 성수동 팝업은 하나카드 트레블로그에서 했던 성수국제공항이에요. 진짜 좋았어요. (웃음) 그동안 취미 활동을 하려고 주말에만 오던 성수를 매일 오게 되니까 정말 기뻤습니다. 성수동이라는 공간에서 일을 하니까 매일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고, 영감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 영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창의적인 결과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아이러니하게도 아쉬웠던 점 역시 성수동에 있다는 점이에요. 사실 성수동이 저에게는 애틋한 동네인데요. 지금 사무실 창문으로 바로 보이는 골목에서 3년 전에 카페를 창업한 적이 있어요. 아는 분과 둘이 동업으로 카페를 차렸었죠. 브랜딩, 상품기획, 인테리어 등등 모든 요소를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창업하려는 찰나에 하필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오픈을 미루고 싶었지만, 부동산, 인테리어 모두 계약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그 ‘끝’내주는 시기에 창업을 해버렸습니다. 코로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매체에 소개도 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에 힘입어 나름 핫플이 될 수 있나 했는데, 결국은 제대로 된 마케팅도 못 해보고 1년 조금 넘게 버티다가 폐업하게 되었어요. 가끔 사무실 창밖으로 그 골목을 바라보면 가슴이 시려요…지금 여름 맞죠? (웃음)

Q. PM셀에 철규 님처럼 새로 합류하신 분들이 많은데요, 서로 간 낯 설음은 없나요? 팀 분위기나 문화가 어떤가요?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우선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잘하고, 서로 고민도 잘 들어주죠.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게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회식은 딱 한 번 했는데, 회식 없이도 금방 친하게 잘 지내고 있죠. 팀만의 문화라고 할 만한 건 아직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서로 대화를 적극적으로 나누는 지금의 분위기가 그대로 발전해 ‘사소한 것도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 좋겠어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나만의 업무 강점’은 무엇인가요?

최고의 강점은 역시 뭐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해요. 업무를 하다 보면 불만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어요. 모든 게 좋게만 흘러가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불만이 생기더라도 최대한 좋은 점을 찾아서 긍정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PM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나고 요구사항을 듣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화나는 일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래도 저는 업무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최대한 잘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모습들 덕분에 이전 회사에서는 사내에서 이런 말도 돌았어요. “철규 님 화나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한 번 돌아봐야 한다.”(웃음) 그만큼 늘 긍정적인 업무 태도를 유지했다고 생각해요. 억지로 긍정적인 마음이 되려고 하는 것보단 어느 정도 타고난 부분도 있지 않나 싶어요. 어떤 업무든지 일단 몰입하기 시작하면 일하는 게 무척 즐거웠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떤 요구사항이나 아이디어를 들어도, 그걸 기획적으로 잘 풀어내려고 노력해야 하는 그 과정이 크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PM으로서 역할에도 큰 이 되었어요.

Q. 업무 스트레스가 적다는 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강점일 것 같아요. 그래도 스트레스가 아예 없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혹시 철규 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으신가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 취미가 한 서른 한 개쯤 있어요. (웃음) 여러 취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에요. 그중 제일은 운동, 특히 웨이팅이고 그 외에 전시를 보러 가는 거나 드라이브도 좋아해요. 좀 특이한 취미라면 바디 스프레이가 있어요. 향에 예민한 편이라 바디 스프레이를 뿌려요. 그걸 안 뿌리면 뭔가 찝찝하거든요. 이걸 뿌리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일종의 스트레스 방어막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얼마 전에 일본 여행을 갔다가 ‘시로’라는 브랜드를 새로 알게 되었는데 무척 만족하고 사용 중입니다. 또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에요. 주로 당일치기로요. 속초나 양양 같은 곳에 가서 바다를 보면 스트레스가 스르르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힐링하러 여행을 가고 싶은 분들께 속초나 양양, 적극 추천합니다.

Q. 앞으로 차봇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신차 구매에 대한 모든 경험을 디지털화하는 게 차봇에서의 목표예요. 대기업이 탐낼 정도로 고도화하고 싶어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모든 은행 업무가 이제는 앱 하나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게 변화했듯이 신차 구매도 차봇 앱 하나에서 진행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그게 회사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신차 구매는 사용자 입장에서 큰돈이 거래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신뢰성 높은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고객들이 차봇에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고도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봇 브랜딩에도 관심이 있어요. 브랜딩 역시 신뢰와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차봇은 정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다양한 서비스와 메시지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이 잡힌다면 사용자들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거예요. 좋은 UX를 제공해서 서비스를 쉽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봇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브랜딩 메시지 중심의 UX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딩의 본질을 UX로 전달할 수 있다면 사용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나아가 BX(Brand Experience)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차봇의 서비스를 더 사용하는 마음이 들게 되는 거죠.

Q. 그럼,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10년 후에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려요!

개인 브랜드를 하나 갖는 게 목표입니다. 브랜드 하나를 정말 제 이름을 걸고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제가 바디 스프레이를 좋아하니까, 워시 제품을 다루는 뷰티 브랜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봇 내 아직 친해지지 않은 크루 중 뷰티 사업 선배인 기동호 크루님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해당 사업 부문의 경험자로서 인사이트를 공유 받고 싶네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차봇 크루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건강해야 자신의 삶을 더 풍족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커리어를 쌓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내가 건강해야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야근도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요. (웃음) 꼭 다들 건강하게 차봇에서 오래오래 일하면서, 차봇이 대기업이 되는 과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