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COO라는 역할의 핵심은 바로 ‘운영(Operating)’이에요. CEO가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과 비전을 결정하면, COO는 그 전략과 비전을 실행하고 실제 비즈니스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합니다. 그래서 기업 내의 2인자라고 불리기도 해요. 특히 스타트업은 한정된 자원으로 수많은 도전에 나서야 하니, 회사 내의 다양한 일을 적절히 조율하고 감독하는 COO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차봇 역시 강병희 COO(부대표)님이 사업의 핵심 축으로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끌고 계신데요, 오랜기간 차봇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부대표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봇과 부대표님의 찐한 도전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광고계 블루칩에서 스타트업 시장의 블루칩으로

Q. 차봇에 합류하기 전 어떠한 필드에서 활약해 오셨나요?

이전에는 지금과는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첫 사회 경력은 2008년 <나인후르츠미디어>에서 AE로 일하면서 쉐보레, 재규어랜드로버, KT, 아큐브 같은 브랜드를 담당해 디지털 IMC 분야에서 캠페인, 앱 개발, 브랜딩, 사이트 구축, 컨설팅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5년간 맡았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2013년에는 <제일기획>에 합류했죠. 거기서는 갤럭시 브랜드를 전담하여 NBDB(Never Been Done Before)라는 기조의 ‘디지털 기반 혁신 마케팅’을 담당했습니다. 차봇과는 사업 초창기부터 인연이 닿아 2년간 사외 고문으로 ‘브랜딩’, ‘기업문화’, ‘조직관리’ 등의 영역에서 조언을 드리는 역할을 하다가 2020년에 정식으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Q. 기존에 하던 일들과는 사뭇 다른 ‘차봇’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그동안 디지털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해왔어요. 사실 디지털 마케터로서 이룰 수 있는 커리어는 감사하게도 많이 이뤘다고 생각했어요. 제일기획이라는 국내 탑티어 회사에서 정말 많은 예산이 투여되는 갤럭시라는 중요한 브랜드를 담당하면서 인정을 받기도 했고 다양한 수상 경험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회의감과 무력감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혁신적인 시도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담당 브랜드에 기여한다 해도 그게 제 능력이나 영향력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 있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지만, 에이전시 담당자의 업무 범위나 한계등도 계속 느껴졌구요. 여전히 광고, 브랜딩, 마케팅의 영향력과 중요성은 높게 생각하지만 하나의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동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좀 더 넓은 분야에 대한 갈증이 생겨났습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건 2015년에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에 참관단으로 방문했던 거였어요. 제가 알던 광고나 마케팅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자리였어요. 정말 다양한 스타트업과 멋진 비즈니스가 거기서 소개되었거든요. 지금의 ‘공유 경제’, ‘MaaS’, ‘핀테크’등의 개념을 그때 처음 접하고 이해하기 시작했고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참관 마지막 날 <디캠프**>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초대되어 현장에 참석한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러면서 다양한 스타트업 모임에도 초대되었고, <데모데이>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매년 모임에 참석 할 때마다 평소 알던 스타트업과 대표님들이 로켓의 속도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그래서 MBA로 진학하기도 했죠. 나중에 제가 정말 어떤 기업을 경영하려면 더 넓은 분야의 전문성있는 지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후에는 여러 기업의 사외 고문을 맡기도 했어요. 신중한 성격이라 우선은 스타트업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확실히 이해한 후에 뛰어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여러 회사에서 C-level을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합류까진 이어지지 않았어요.(그 중 몇 개 회사는 엄청나게 유명한 회사가 되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제가 합류하고 싶은 스타트업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합류하고 싶은 회사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어요.

1) 15년간 해왔던 마케팅영역이 아니라 사업과 조직 운영이라는 새로운 커리어 전환에 대한 기회를 줄 수 있는 회사인가?

2) 커다란 변화가 태동하여 엄청난 혁신이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한 사업 영역인가?

3) 플랫폼 기업 혹은 플랫폼을 지향하는 회사인가?

4) 창업자는 신뢰할 수 있고 소통이 원활하며 큰 비전을 품고 있는가?

그러던 어느 날, 차봇 모빌리티에서 공식 합류 오퍼를 주셨어요. 아직도 그날이 기억나요. 시리즈 A 투자 유치 보도자료가 나간 바로 그날 대표님과 점심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제안을 주셨죠.


차봇은 제가 합류하고 싶었던 회사의 조건에 모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다니던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합류하겠다고 하니 가족들의 우려가 있었어요. 한 3개월을 설득했던 거 같아요. 그 당시만 해도 차봇의 인지도는 전무했고, 지금과 같은 멋진 비즈니스 모델들이 구축되기 전이라 정말 가족들에겐 폭탄선언이나 다름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제 목표에 대한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어요. 30대 중반부터 제 목표는 40이 되기 전에 스타트업에서 사업을 이끄는 C-level이 되자는 거였어요. “스타트업은 망해도 스타트업을 경험한 사람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굉장히 유명한데요.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도전했죠. 만약 실패하더라도 아직 젊기 때문에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필드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렇게 차봇에 합류했습니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SXSW): 1987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봄에 개최되는 종합 예술 축제로, 전 세계 50여 국의 2,000여 팀 뮤지션이 참여한다. 각종 분야의 아티스트 및 에이전시 간의 비즈니스 콘퍼런스 역할도 하며 세계 3대 음악 마켓 중 하나로 불린다.

**디캠프: 은행연합회 사원기관 19개 금융기관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재단.

Q. 스타트업에서 시리즈A는 본격적인 빌드업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인데요. 이제 막 사업이 태동한 시기인 만큼 걱정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고민이 컸죠. 그동안 시스템과 네임밸류가 있고 안정적인 지원과 환경이 수반되는 글로벌 탑티어 회사에서 일해 왔는데 제가 그동안 축적한 직무적 지식과 경험, 인적 네트워크가 통하지 않는  새로운 회사, 분야, 직무에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닌깐요. 당시 차봇은 분명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어요. 창업한지는 4년이 된 회사였지만 이제 막 첫 투자를 받고 스타트업에 걸 맞는 조직, 문화, 분위기로 새 옷을 갈아입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이름도 ‘차봇’으로 바뀐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어요. 내부 크루들도 방향을 이제 막 잡기 시작했고 많은 성장통이 수반되는 시기였죠.

처음에는 대표님이 제게 COO와 CBO 두 개 포지션을 오퍼하셨어요. 플랫폼 사업과 브랜드를 함께 총괄하는 그런 직위인데, 아예 회사도 저도 기반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덜컥 겁도 나기 시작했어요. ‘차봇’이라는 B2C 플랫폼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제가 PO나 PM 출신도 아닌 데다가 플랫폼에 대해 강의나 책으로만 이해했지 실제 경험이 없었기에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또, 모빌리티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쉐보레나 재규어랜드로버 담당 마케팅 팀장을 맡아본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에도 어렵고 차봇의 엄청난 사업 영역을 빠르게 캐치업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어요.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공부하는 중입니다.)

Q. 현재 차봇모빌리티의 COO로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으신가요?

COO를 흔히 “라이딩 샷건”이라고도 표현합니다. CEO가 기업의 중요한 방향을 정하고 속도를 좌우할 때 COO는 전체적인 사업과 조직을 운영하며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책임지는 역할을 하기에 상당히 포괄적으로 설명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사업적으로는 차봇, 차팀장, 차봇 프라임이라는 3가지 디지털 플랫폼과 딜러십 운영, 신차 금융 사업, 중고차 사업등의 오프라인 직접 사업에 대한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영역들이 차봇 모빌리티가 지향하는 ‘운전자 라이프 슈퍼앱’이라는 하나의 플랫폼 아래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에코 시스템을 짜고 있어요. 또, 회사의 조직 문화와 평가 및 보상 제도, 리크루팅 등 HR 총괄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 라이딩 샷건(riding shotgun)이란? 말과 마차가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던 서부개척시대에 마부의 옆(조수석)에 앉아 마차와 마부를 호위하던 사람을 일컫는다. 이 책에서는 CEO의 오른팔이다 기업의 2인자인 COO의 역할을 의미한다.

[Work story]

‘최초’의 쾌감을 즐기는 도전자 강병희 COO

Q. COO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만큼 차봇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마주하셨을 것 같은데요.

제가 차봇에 합류했을 때는 거의 모든 걸 ‘제로(zero)’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보니,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고 ‘차봇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했어요. 플랫폼을 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마치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듯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죠. 플랫폼을 위한 인프라도 비즈니스 모델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특히 사람이 없는 게 제일 큰 문제였어요. 그래서 모든 게 하나하나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죠.

특히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필요한 프로덕트 전문인력이 하나도 갖춰지지 않아서 우선은 사람을 채용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전체 채용 과정에 제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빠르게 팀을 구축해 2021년도에 앱을 베타 버전으로 출시할 수 있었어요. 3개월 만에 개발해서 낸 거니 정말 엄청 빠른 속도였죠.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생각에 속도감 있게 진행했어요. 물론 사업 타당성 검토라든지 리서치, 비즈니스 모델 검증 같은 사전 절차들을 좀 더 탄탄하게 준비해서 출시했다면 정말 좋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적시에 앱을 출시한 덕분에 지금의 차봇 B2C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능해진 거로 생각하거든요.

제가 합류하기 전부터 ‘운전자를 위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전반적인 B2C 플랫폼 컨셉을 가지고 수 차례 출시에 대한 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시간이 오래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그러면 두려움이 많아지기에 무조건 베타 버전은 빠른 출시를 목표로 내달렸고 그 덕분에 지금의 B2C를 만들었던 거죠. 당시엔 B2C 플랫폼은 출시를 못할거란 내부의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 일종의 패배의식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죠. 그걸 가장 먼저 부수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게 중요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여러면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이었지만,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이제는 조금씩 차봇의 플랫폼 비즈니스들이 하나둘씩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그중 가장 어려운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현재 진행 중인 도전인데요. ‘부정적인 시각’에 맞서는 일이 가장 어려운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봇이 추구하는 ‘운전자 생애기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BM은 전 세계적으로 케이스를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고,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은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를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 및 빅테크 기업들도 아직 도전하고있는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스타트업이 도전한다고 하니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계속 받았어요. 3년 내내 그런 대내외적인 부정적인 시각에 맞서서 조금씩 차봇의 비전을 증명해 나가는 게 정말 힘든 작업이었죠.

가끔은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해요. 이게 정말 옳은 길이자 가야할 길이라곤 생각하지만, 정말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아성찰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같은 비전을 꿈꾸는 우리 차봇 크루들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특히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아지고 있고, 모빌리티씬 전반에 걸친 재 검증도 이뤄지고 있지만. 차봇만의 방향과 방법과 는 만큼 결국에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날이 곧 빠르게 올 거라 생각합니다.

Q. 그동안 차봇에서 다양한 도전을 마주해 온 만큼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요. 2022년 8월 8일에 12명의 인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플랫폼 사업을 해보자는의지를 갖고 공간을 분리해서 리빌딩을 시작했어요. 이제 막 창업한 초기 스타트업과 같은 느낌으로요. 그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베타 버전 앱을 본 런칭하기 위해 크루들이 밤낮없이 달리기 시작했고, 결국 공간 이전 약 1달만에 차봇앱을 드디어 본 런칭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명 기업 및 기관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경쟁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리의 역량 및 사업 가능성을 검증하려고 했죠. 그리고 도전했던 디캠프 올스타전, KB 스타터스, 아기유니콘 육성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실제로 모두 최종 선정되었어요.

그래서 정말 기분 좋았죠.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고, 시간문제인 것 같아서 다들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되었어요. 그 무렵 인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리드급 인원들도 들어왔어요. 플랫폼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려면 전문성을 보유한 중간 리드들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특히 해당 인력 충원에 신경을 많이 썼었죠. 여러모로 모두가 힘을 합쳐 확 성장하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던 시기였던 만큼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Q. 본인만의 업무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첫째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수용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해요. 상대방의 논리나 근거가 더 탄탄하고 명확하다면 그 말을 언제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많은 사람이 의견 수용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거든요. 보통은 자기의 감과 경험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고 하는데, 저는 앞으로도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고해요.

두번째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어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더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하고자 노력해요. 2007년도쯤 인턴을 할 때부터 해왔던 버릇이 있는데, 주말에도 쉬지 않았어요. 스터디그룹에 참가하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어요. 옛날에 한참 블로그를 할 때는 파워블로거도 되었어요. (웃음) 그만큼 부족한 자기 확신을 채우려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회초년생일 때부터 있었어요. 그 뒤로도 바쁜 와중에 사외고문도 하고, 경영 MBA에 진학하면서 3천 명 정도 되는 커뮤니케이터 모임의 운영진을 활동하기도 했죠. 그런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자기 객관화를 했어요.

세 번째로는 네트워킹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C-level의 역할은 각 구성원을 일일이 이끄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네트워킹이 중요하죠. 본래라면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더 빠르고 쉽게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꼽자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에요. 오히려 그런 낯선 것에 도전할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최초’라는 말을 정말 좋아해요. 덕분에 제일기획에서 갤럭시 브랜드를 담당할 때도 최초의 CDM을 만드는 등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러 개 달았었죠. 제가 차봇에 이끌렸던 이유도 대표님의 비전이었던 B2C 플랫폼의 컨셉이 전 세계적으로 아직 없는 컨셉이었다는 점이었어요. 이걸 내가 해낸다면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그게 저에게는 큰 이점이었거든요.

Q. 그동안 차봇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신뢰를 베이스로 책임경영을 추구하는 대표님의 방침이 가장 큰 동력이지 않나 생각해요. 차봇은 매우 큰 프레임워크를 지닌 회사인 만큼 다양한 전문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요. 그래서 각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와서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펼쳐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이죠. 그런데 만약 대표님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하시며 마이크로 매니징하셨다면 절대 지금과 같은 속도와 성과를 낼 수 없었을거라 생각해요. 대신 각 사업부의 크루들을 믿고 사업을 전적으로 맡기시면서 중요한 방향을 같이 고민하시며 열심히 서포트해주셨고, 그래서 크루들에게 주인의식이 생길 수 있었죠. 앞으로도 갈 길이 멀지만, 진심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인재들이 차봇에 모인 지금이라면 우리가 꿈꾸는 그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현재 차봇은 전체 목표치 중에서 어느 선까지 도달했다고 보세요?

차봇의 목표치에서 5~8% 정도 달성되었다고 생각해요. 아직 10%도 채 되지 않은 거죠. 하지만 최근에는 차봇 앱의 위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지금 차봇은 ‘차봇 2.0’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발돋움을 시작하려 하는데요. 이전의 차봇 1.0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이 되기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본적인 서비스를 빠르게 구축하는 단계였다고 생각해요. 비유하자면 이제 작은 공간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가능성을 맛본 후에, 실제 서비스를 런칭하고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차봇에서 내부적으로 자주 비교하는 비슷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연차가 10년에 가까운 곳들이 많아요. 그만큼 큰 비용과 리소스가 투자된 서비스들이지만 아직 ‘수익화’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이제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남짓된 차봇앱이 거기에 도전한다는 건 당연히 쉬운 일일 수가 없어요.

지금은 ‘수익화’라는 과실만 바라보기보다는 성장을 위한 첫걸음인 플랫폼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물론 당장의 수익을 아예 고려하지 말자는 건 아닌데요. 사실 차봇은 이미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들을 품고 있고, 앞으로 앱이 고도화되면 바로 수익화와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플랫폼에 도전하는 일반적인 기업들의 ‘정공법’과는 다른 차봇만의 차별화 포인트라 할 수 있죠.

[Life Story]

“덕업일치로 행복감을 느끼는 에너자이저 강병희 COO”

Q. 주변 사람들이 바라보는 강병희 COO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대표도 아닌데 대표처럼 행동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웃음) 대외활동부터 시작해서 SNS에서도 회사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거든요. 차봇이 스타트업이고 아직 대외적인 인지도가 부족하기에 제가 미약하지만 1인 채널로서 차봇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게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차봇은 이제 막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단계인 만큼 회사를 알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좋은 크루들을 영입하기 위한 발판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했거든요.

예전엔 안그러다가 차봇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하도 열심히 홍보하다 보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욕도 사실 많이 먹었어요. (웃음) 자꾸 광고성 포스팅을 하고 단톡방에도 자꾸 좋아요 눌러주세요, 이거 구매해 주세요, 이렇게 홍보하니까 남들이 보기에는 의아한 거죠. 그렇지만 저는 차봇에 대한 ‘주인 의식’이 큰 사람이고, 또 제가 먼저 이렇게 나서야 다른 크루들도 더 회사에 대한 애정과 오너십이 생각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같은 행동하는 사람들이 차봇 내에 더 많아지면 이 회사가 더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Q. 주로 언제 일상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시나요?

성장하고 성취를 이룰 때가 제일 행복하죠. 그래서 저는 인스타그램을 좋아해요. 인스타그램은 결국 내 삶의 순간들을 담아내는 곳인데, 거기서 제 성장과 성취를 다 볼 수 있거든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피드를 보면 회사 아니면 아이의 사진이 대부분이에요. 그 두 가지가 제 행복의 근원이라서요.

지금 저는 제 삶과 제 커리어가 완전히 하나로 일치되어 있다고 느껴요. 흔히 덕업일치라고 하는데, 내가 관심이 있고 이루고 싶은 일이 곧 회사의 성장과 연결되다 보니 굉장히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다양한 취미 활동을 했거든요. 음악이나 독서 모임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로지 회사에만 집중하는 중이에요.

또,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도 똑같이 제 기쁨이고요. 사실 제가 차봇에 온 그 달에 아이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차봇이 크는 모습과 제 아이가 크는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차봇에 몰입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아빠가 되어서 그런지 요즘은 크루들이 삼삼오오 모여 막 웃는 소리가 들릴 때면 그 웃음소리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취미 활동은 거의 못 하고 있지만 새롭게 마음을 붙인 활동도 있어요. 모네(모빌리티 네트워크)라는약천여명의 업계 사람들이 모인 모임인데요. 주기적으로 스터디도 하고 있고, C레벨 모임에도 활발히 참석하는 중입니다.

Q. ‘잘’ 일하는 것만큼이나 ‘잘’ 휴식하는 일도 중요한데요. 평소에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스트레스를 풀려면 머리와 마음속을 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의도적인 ‘리프레쉬’가 좀 필요하거든요. 경치 좋고 인적이 드문 자연 환경이나 카페에 가서 머리를 가볍게 비우려고 노력하죠. 서울 근교의 정말 좋은 리프레쉬하기 좋은 장소가 많아요. 양주나나 여주등도 자주 가고 얼마전에 연천도 감탄할만한 자연 환경의 멋진 장소들이 많았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잠시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고요. 간혹 집 근처에 있는 둘레길을 와이프랑 아기가 자는 새벽에 한 바퀴 돌고 오기도 합니다. 차봇에 처음 왔을 때는 스트레스가 정말 극에 달해서 새벽에 서울숲으로 혼자 놀러 가기도 했어요. 새벽 4시쯤 가서 해가 뜰 때까지 걸어 다니거나 사우나에 가서 마음을 내려놓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죠.

그리고 비웠으면 또 다른 영감과 지식을 가득 채워야죠. 넷플릭스 같은 OTT서비스 뿐만 아니라 지식구독 서비스나 유료 온라인 강의, 다양한 분야의 뉴스레터를 즐겨 이용해요. 제가 유료로 구독하는 서비스가 한 20개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가장 많은 지출 품목 이에요(웃음). 모빌리티, 스타트업, 마케팅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레터를 구독하는데 세어보니 약 100개 정도 되네요. 물론 모두 다 꼼꼼히 챙겨보진 못하고 현재 관심사나 필요한 정보 위주로 냉장고에서 꺼내 먹듯 활용해요.

Q. 에너자이저이신 만큼 넘치시는 에너지를 보유하신 만큼 취미활동도 궁금한데요.

예전에는 정말 다양한 활동들을 했었어요. 메인으로는 취미활동으로 밴드를 오래 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밴드를 한 7번 정도 결성했던 거 같아요. 지금도 종종 밴드같이 하자고 제의가 오거든요. 보컬이나 드러머로 제의가 오는데, 지금 제가 전혀 여력이 없다 보니 못 하고 있어요.

운동하는 것도 좋아해요. 특히 실내 테니스가 요즘 굉장히 하고 싶은데 역시 시간이 부족하죠. 예전에는 PT, 탁구, 복싱, 골프등을 다양하게 한 적도 있어요. 취미활동도 계속 미룰 만큼 요즘 너무 여유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가 맡은 일이 좀 안정되고 자리를 잡으면 다시 운동도 하고 싶어요.

Q. 출근 전 이것만은 꼭 한다는 아침 루틴이 있나요?

출근 전 새벽이나 아침 시간에 최대한 26개월 딸아이와 최대한 시간을 많이 갖고 특히 아침밥은 제가 꼭 챙겨주려고 노력해요.  아침 시간이 아니면 평일엔 제가 아이를 보거나 유대감을 쌓을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퇴근이 빨라야 밤 8~9시쯤이고 일 때문에 저녁 약속이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아침에는 꼭 1~2시간 정도 아이 밥도 챙겨주고 놀아주면서 시간을 보낸 후에 출근해요. 아이와 유대감을 쌓는 시간이죠. 제가 이렇게 열심이어서 그런지 요즘 우리 애는 엄마보다 저를 더 좋아해요. (웃음)가정이 편안하고 안정되야 당연히 업무도 집중할 수 있고 성과도 낼 수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Q. 누구보다 10년 후의 모습이 기대되는데요. 어떤 목표를 꿈꾸고 계신가요

10년 후면 어느 덧 50대가 되는데요. 그때의 저는 좀 더 단단하고 확고한 결과물을 갖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이룬 사업, 내가 이룬 성과, 내가 좋아하는 취향, 내가 함께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사람들이 드러날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기에 제가 후회를 느끼지 않았으면 하고요.

제 삶의 모토가 ‘후회 없는 삶을 살자.’거든요. 어쩌면 뻔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래도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내가 한 선택을 되돌아 봤을때 후회가 남지 않는 거요. 그러니 늘 최선을 다할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제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50대가 되면 제가 마케팅과 스타트업씬에서 경험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을 대학생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구요. 또, 10년 후에 차봇도 충분히 성장했고 제 역할을 하시게 될 더 훌륭한 분까지 나타나서 제 소명을 다 한 상황이라면 초기 창업자들에게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해 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제가 대기업 및 타 분야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커리어 패스를 한 경력과 경험이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제 인생사, 이 커리어를 전부 담은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차봇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차봇의 역사에 “Solutionist”로 기억되고 싶어요. 강병희라는 사람이 차봇에 합류해서 그동안 풀지못했고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껴졌던 일들을 “결국 해결해 냈다.”라는 평을 받고 싶어요. 그렇게 기억된다고 한다면 분명 우리 차봇이 지향하는 목표를 성취한 상황이라는 기본 전제가 있겠죠? 역사는 결국 승리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평가한 것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우리 차봇이 마지막에 승리자가 되면 좋겠고, 또 지금 제가 그런 성과를 끌어낸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추가적으로는 “같이 일하면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개인적인 관계와 감정을 떠나서 함께 했을때 즐거웠던 추억과 경험이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성취들을 함께 만들었던 사람이라 향후에 언제 어떤 상황이라도 “다시 한번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실제로 차봇 크루중에는 저와 다양한 방식으로 일해 봤던 분들이 차봇의 비전에 공감하여 합류해 주신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사람이고 싶단게 제 욕심이자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