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4월의 화창한 월요일, 어느 외국계 회사의 한국 법인 경영관리본부 임원인 박상무는 전기차 오프로더 SUV인 이네오스 퓨질리어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로는 출근하는 차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효과음이 실내의 고요를 가르며 흐르고 있었다. 박상무는 항상 효율적으로 차량 관리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차봇이 제공하는 최신 차량관리 서비스를 통해 오늘 오후에 있을 차량점검 일정을 확인하며 그의 하루를 시작했다.
한편, 경영관리본부 팀장인 이차장은 동탄의 집에서 사무실까지 GTX를 이용해 출근했다. 이차장은 언제나 사람들 속에서 에너지를 얻었기에, 북적이는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곤 했다. 그녀는 오늘도 용산역에서 내리며 활기차게 회사로 향했다.
그리고, 같은 본부 막내 최사원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는 신체 활동이 생각을 맑게 하고 창의력을 높인다고 믿었다. 한강변을 따라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신선한 공기가 그의 얼굴을 스치고,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이 그의 눈앞을 지나갔다. 최사원은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다잡고, 그의 업무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이렇게 박상무, 이차장, 최사원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각기 다른 교통수단을 통해 그들의 일터로 향했다. 모두가 다른 경로를 택했지만, 그들의 목적지는 같았고, 그들의 하루는 각자의 선택이 만들어낸 특별한 시작으로 충만했다.
아주 가까운 미래의 출근 모습을 상상해본 것이지만, 앞으로도 모빌리티는 우리의 생활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모빌리티는 그 개념의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두드러지는 모빌리티 산업의 영역 확장
최근 몇 년 동안 모빌리티의 영역은 커넥티드 데이터(Connected Data), 자율주행, 차량공유, 전기차(Electric Vehicle, EV), 그리고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등의 혁신적인 발전에 힘입어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가령, 전기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O2 배출 감소는 물론, 차량 제어의 디지털화를 가능하게 해 모빌리티 서비스의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테슬라는 고성능 전기차를 제공하여 전기차 시장에서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를 위해 파생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크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약 80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기술인 자율 주행 기술은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국제기준에 따라 비자동화 단계인 레벨0부터 완전자동화 단계인 레벨5까지 6개의 단계로 구분된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이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현재 구글의 웨이모와 GM의 크루즈, Pony.ai 등은 레벨4까지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얼마전 한국에도 진출한 Pony의 경우 중국 광저우시와 베이징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여러 지역에서 상용화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고급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여 도로 안전을 증가시키고, 교통 체증을 감소시키는 등의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 주행차량 시장은 2030년까지 약 5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로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는 도심 내에서의 항공 이동 수단을 제공하여 지상 교통의 부담을 줄이고,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에어버스와 우버는 UAM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이며, 이 시장은 2030년까지 약 3200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모빌리티 산업은 마이크로모빌리티, 승차공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차량 관리, 오토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이 되고 있으며, 각각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여 전체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모빌리티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거나 선도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
앞서 살펴본 모빌리티 산업의 확장 요소들이 서로 결합하면서 모빌리티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모빌리티 기술의 성장과 더불어서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의 파편화되어 있는 오프라인 중심의 서비스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온라인으로 침투할 여지가 매우 높으며, 보다 스마트하게 통합 관리될 필요성이 있다. 운전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하고 통합모빌리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모빌리티 서비스 사용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었다면, 차량 공유 서비스, 마이크로 모빌리티, 오토커머스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은 상당한 부분 스타트업 기업들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예컨대,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기술은 커넥티드 자동차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부터 자율 주행 기능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차량의 통합적 관리와 서비스 제공이 용이해졌다. 커넥티드 자동차는 차량간 통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프라와도 연결되어 운전자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자동차 사용의 편리성을 극대화한다. 따라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단순히 기능 좋은 차량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차량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기능을 향상시키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한, 차량공유 분야에서는 Uber와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며 차량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필요할 때 이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차량의 효율적인 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도심 내 교통체증과 환경문제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온라인을 통한 차량의 구매 또는 판매, 보험/금융상품의 가입, 정비, 세차 등 여러 종류의 자동차와 관련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봇과 같은 업체들이 고객 편의를 제공하면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본시장 환경의 영향으로 인한 스타트업 투자의 감소
이렇게 성장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기준 약 27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모빌리티 산업에서의 서비스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및 상용화단계까지 많은 자금의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은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최근의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스타트업 전반에 걸친 투자는 많이 위축되어 있는 현실이다.
2023년 기준 한국 국적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는 1,400여건에 약 7조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투자건수는 약 36%, 투자금액은 53%가 감소한 수치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투자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2023년에는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2년에는 글로벌 벤처 펀딩이 445억 달러로, 2021년의 681억 달러에 비해 35%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285억 달러로 떨어지면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2, 3년전만 하더라도 자본시장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더 여유롭게 흘러 들어왔고, 그로 인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매우 활발했으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회피하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게 되었다. 또한, 주식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의 큰 변동성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기존 포트폴리오사들이 고전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자본 손실을 우려해 신규 투자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고 판단된다.
최근 여러 VC들을 만나 보면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처를 찾는 것이 명확하게 눈에 띈다. 이미 이익이 나고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며, 지표가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플랫폼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꽤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해서는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모빌리티는 현대인에게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고 또한 지속적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산업이기에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일찌감치 투자하는 것은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여전히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한편, VC나 PE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 못지 않게 전략적 투자자는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피투자회사를 찾는 과정에서 때때로 재무적 투자자와 다른 관점을 견지한다. 전략적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러한 기회를 살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모빌리티 산업에 있어서 전략적 투자자의 스타트업 투자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완성차 업체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에게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가 그들의 투자자인 LP들에게 재무적 성과를 안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 전략적 투자자는 재무적 성과 못지 않게 전략적 시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얼어있는 투자 시장에서 전략적투자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는 완성차 그룹이 운영하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의 투자 현황을 보면 이들이 매년 유망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5개 완성차 업체(GM, Toyota, BMW, VW, Geely)의 투자금액 및 건수를 보면 시드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가 0.3%, 기업 라운드 투자가 23%인데 비해 벤처라운드에 대한 투자가 전체 투자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벤처투자가 활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혁신
차봇은 운전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운전자가 더나은 모빌리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디지털을 통해 신차구입, 차량관리, 정비, 커머스까지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얼마전 창업진흥원과 한국성장금융의 지원으로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및 VC들을 만나고 자본시장의 현황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고 기술중심을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영역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특히, 여러 기관들이 통합모빌리티서비스의 방향성을 지지해 주었다.
혹자는 단일의 경쟁력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견지한다. 리소스가 제한되어 있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하나의 뾰족한 PMF(Product Market Fit)를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므로 일면 타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재해 있는 버티컬 서비스가 운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운전자들은 특정 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서로 다른 서비스 제공업자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버티컬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사용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을 운행하는 한명의 고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요구되며, 결국 모빌리티 기술의 진화와 함께 운전자들의 운전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통합모빌리티 플랫폼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통합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는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서비스제공업자는 한명의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범위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즉, 각각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일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것이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이다.
차봇은 안정적으로 이익이 나는 사업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만약 이익을 내고 있는 사업에만 집중하고자 했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통합 모빌리티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의 밸류체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며 투자하며 7년동안 150%의 높은 CAGR을 기록하였다. 그 결과 한국경제신문이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 기업을 선정하는 어워드인 <대한민국 성장 챔피언>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정보통신 및 소프트웨어 부문에 랭크되었고, Financial Times와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인 Statista가 주관하여 선정한 High-Growth Companies Asia-Pacific 2024에 랭크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성과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하여 업계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최근의 어려운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기업이 처한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기업은 유연해야 한다. 따라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슬기롭게 성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차봇은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차봇모빌리티 조준상 부대표 (CFO)
한국 및 미국 공인회계사
現 차봇 모빌리티 CFO
前 삼일회계법인 해외투자자문팀 상무
前 미국 PwC Office(Houston,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