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기후테크’
올해 벤처 투자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5가지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 중, 모빌리티 분야는 이종산업간 결합을 통한 시너지에 대한 기대로 VC는 물론 통신,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시장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탈 것’에 국한됐던 모빌리티의 개념이 ‘사람과 화물의 이동을 위한 서비스이자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면서 그 성장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주요 패러다임인 ‘디지털’이 자동차 산업으로 퍼지며 모빌리티 산업은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21년부터 이어져 온 스타트업 한파에도 모빌리티 분야는 국내외 벤처 투자자들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자율주행, 로봇, UAM, MaaS, 인포테인먼트, 이커머스 등 폭넓게 포진되어 있다. 이중, 모빌리티 이커머스 분야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T) 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자동차 판매 시장을 개척하며 미래성장 가치가 높은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모빌리티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어디일까? 투자자들이 눈 여겨 본 럭키7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Lucky 1. 독일의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 ‘FINN’

모빌리티 스타트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 중 하나는 구독형 차량 서비스의 확산이다. 독일에서는 2019년 설립된 ‘FINN(핀)’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핀의 구독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원하는 신차를 약 12개월간 대여해 주고, 30개 이상의 차량 브랜드를 갖춰 고객의 선택권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현재 독일과 미국에서 2만 5천 건 이상의 구독 계약을 체결했으며, 신규 투자금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8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시리즈 C 투자 유치 이후 기업가치는 6억 유로(약 8,9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핀의 구독 시스템은 신차 소싱에 주력해 차량 운용을 최적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핀이 보유한 전체 재고의 약 97%가 신차이다. 이는 중고차 소싱에 공을 들였다가 난관에 봉착한 미국의 페어닷컴(Fair.com) 등과 대조를 이룬다. 핀의 이런 새로운 접근법이 안정적인 사업 확장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ucky 2. 원격 배송으로 편리한 전기차 카셰어링 ‘Halo Car’

미국에서는 전기차 카셰어링 스타트업 ‘Halo Car(할로카)’가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렌터카를 원격으로 운전해 고객에게 배송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2022년부터 전기차 원격배송을 테스트해온 할로카는 최근 보조 운전자 없이도 원격 배송이 가능할 만큼 놀라운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할로카의 비전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아니다. 실용적인 전기차 공유 인프라를 구축해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데 방점이 있다.
현재까지 시드 투자로 총 60억 달러(약8조 2,572억 원)를 확보한 할로카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 중이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할로카가 전기차 공유 서비스의 혁신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ucky 3. 자동차관리 원스톱 플랫폼 ‘Jerry’

미국에서는 자동차 관리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리(Jerry)’가 대표적이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보험료 비교, 정비견적, 중고차 대출 등 자동차 소유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제공한다.
제리는 자동차 유지보수 및 수리 비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개러지가드(GarageGuard)와 운전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 점수를 계산하고 보험 견적 및 수리 비용을 할인하는 드라이브쉴드(DriveShield)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제리는 누적 투자액 1,320억 달러(약 181조 6,320억 원)를 기록했다. 보험과 정비 시장에 파편화와 불투명성을 없애려는 노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셈이다.

Lucky 4. MRI처럼 자동차 결함을 잡아내는 ‘UVeye’

자동차 검사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스타트업도 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유브이아이(UVeye)’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초정밀 스캐너와 AI 기술을 접목해 타이어 공기압이나 누수, 프레임 손상 등 자동차의 이상 여부를 식별해 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브이아이의 기술력은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시장에서 모두 주목받고 있다. GM, CarMax 등 유명 모빌리티 기업들도 1억 달러(약 1,376억 원)를 투자했으며, 현재 유브이아이의 기업 가치는 약 8억 달러(약 1조 1,008억 원)로 추산된다.
현재 시리즈 D 펀딩으로 누적 투자액이 2억 달러(약 2,749억 원)에 달하는 유브이아이는 기술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자동차 제조사나 딜러 그룹, 중고차 경매 회사와의 계약으로 더 큰 성장을 노리고 있다.

Lucky 5. AI 기반 클라우드 SW로 딜러십 운영 개선하는 ‘Tekion’

테슬라 임원 출신 창업자가 세운 ‘테키온(Tekion)’은 자동차 딜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들은 자동차 제조업체(OEM), 딜러, 자동차 구매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ARC(Automotive Retail Cloud)’를 선보였다.
AI와 머신러닝 기술로 무장한 ARC는 차량 판매부터 유지보수, 고객 관리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딜러 업무를 자동화·효율화해 준다. ARC는 딜러십 운영을 쉽게 만드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아마존이나 애플처럼 소비자에게 간편하고 만족도 높은 맞춤형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테키온은 GM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다수 딜러사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2억 5천만 달러(약 3,435억원)의 시리즈 D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현재 기업 가치는 35억 달러(약 4조 8,093억 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딜러 그룹이 새롭게 참여했다.

Lucky 6. 중국 자동차 소매 플랫폼 ‘화성호차’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신차 판매 및 렌터카 서비스 플랫폼 ‘화성호차(Huasheng Haoche)’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화성호차는 전국 400개 도시에 500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체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비대면 주문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금융 상품, 전문적인 자동차 구매 안내 등 풍부한 부가서비스를 갖춰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업의 비용 효율적인 가격 전략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에 현재 누적 투자액 5,400억 달러(약 742조 140억 원)를 달성하며 중국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ucky 7. 연평균 성장률 150%, 성장 가속도 내는 ‘차봇모빌리티’

국내에서는 차봇모빌리티가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차봇의 주요 사업은 딜러와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B2B2C 플랫폼 서비스이다. 차량 구매부터 보험, 관리, 폐차까지 운전자를 위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봇>과 딜러들의 영업관리 앱인 <차봇프라임>, <차팀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 디지털 보험 중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차봇인슈어런스>와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의 공식 수입원으로서 임포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차봇모터스>를 자회사로 두고 사업부간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현재 차봇모빌리티가 주안점을 두는 사업은 ‘오토커머스’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차량 구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론칭한 <차봇프라임>을 통해 확보된 탄탄한 딜러망을 기반으로 차봇 내 차 구매 ‘비교 견적’과 ‘즉시 출고’ 서비스를 선보이며 빠르게 사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차량구매’로 유입된 고객에게 ‘차량관리’ 경험을 제공하며 운전자의 모든 여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차봇 하나로 완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차량 구매 과정의 선순환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축적된 운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부터 소모품 관리까지 개인화된 유무형의 맞춤형 상품으로 신성장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봇모빌리티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주력 사업과 미래 성장 사업의 균형을 맞추며 성장의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2016년 출범이래 7여 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50%을 달성한데 이어, 최근 4년간은 590.7%의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시리즈 B의 106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시리즈 C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모빌리티는 이제 단순 ‘이동’이 아닌 ‘삶’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기술과 함께 진일보한 삶이 펼쳐지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규모는 날로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스타트업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