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프로덕트 부문 김용민 부문장님과의 일문일답

차봇은 디지털로 완결되는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차량구매부터 관리, 폐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를 사고-타고-파는 운전자의 일상을 아우르는 차봇의 다양한 서비스들은 PM(Product Manager)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PM은 프로젝트가 아닌 프로덕트를 다룹니다. 단순히 하나의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여 유무형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죠. 특히 차봇처럼 B2B2C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플랫폼 기업에서 PM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차봇에서 PM은 어떤 역할을 하고, 서비스 개발의 방향성은 어떻게 결정할까요? 이에 더해 올해 ‘오토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며 플랫폼의 진화를 위해 고민하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차봇의 프로덕트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는 프로덕트 부문 김용민 부문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봇이 그리는 모빌리티 생태계의 미래를 엿들어보았습니다.

“기업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미니 CEO, PM”

<차봇모빌리티 프로덕트 부문을 리드하고 계신 김용민 부문장님>

Q. 먼저 프로덕트 부문의 리더로서 부문장님이 PM의 길에 들어서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어린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대학도 미술 분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죠. 대학에서 시각디자인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사실 컴퓨터공학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선택하게 되었고, 오히려 전공하면서 제게 잘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웃음)

졸업할 즈음이 되니 진로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좋아해서 그런 분야로 가고 싶었어요. 또, 시각디자인과 컴퓨터공학이라는 2가지 전공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기획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획자는 디자인 감각과 IT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이잖아요. 제가 가진 강점과 관심사를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PM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죠.

Q. 부문장님의 이력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떠한 커리어 여정을 밟아 현재 차봇과 함께하게 되셨나요?
서비스 기획자로 경력을 시작해 16년 동안 올곧게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경험을 쌓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기에 유무형의 다양한 상품 개발에 참여해 왔죠. 주요 프로젝트로는 KT 음악 앱과 팬택 앱스토어, 클라우드 서비스 론칭에 참여했습니다. 피처폰 시절 모바일 기획으로 시작해 아이폰 출시 이후에는 UX 기획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자연스럽게 PM과 PO 업무도 경험하게 되었어요.

UX 컨설팅 기업을 창업해서 6년 정도 운영하기도 했죠. 당시 주요 고객사가 KT와 현대자동차였어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을 컨설팅하는 선행 프로젝트를 주로 도맡았는데, 이때 여러 기업과 협업하며 쌓은 경험은 저에게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1~2년은 빠르게 성장하기도 했어요.

제가 만들어보고 싶은 서비스가 워낙 많았기에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꾸렸었는데, 가장 마지막에 도전했던 게 해외 여행 예약 플랫폼이었어요. 초창기에 탄탄하게 성장해 나갔지만, 갑작스레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폐업 절차를 밟게 되었죠. 그걸 계기로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휴식기를 잠시 가졌어요. 그러다 휴맥스에서 모빌리티 슈퍼앱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PO로 합류했었죠. 휴맥스가 인수한 여러 모빌리티 기업의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앱을 만들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로웠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차봇은 꽤 예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회사였어요. 스타트업 중에서도 차봇이 굉장히 눈에 띄니까요. 차봇은 안정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매출보다는 미래의 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 그보다는 차봇처럼 안정적 매출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더 건강한 성장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차봇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요. 더불어 차봇에는 신뢰와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더라고요. 저는 어떤 일을 하든 간에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신뢰가 정말 중요하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차봇에 합류를 결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현재 리드하고 계신 프로덕트 부문은 차봇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요?
프로덕트 부문은 크게 보자면 회사의 비전을 프로덕트 비전으로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사업, 운영, 개발, 영업 등 여러 부서의 의견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프로덕트 관점에서 조율해 나가는 거죠. B2B와 B2C 영역을 모두 아울러 다루고 있고요.

그리고, 부문장으로서 제 역할은 무엇보다 각 영역 간 틈을 좁히고 의견 차이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방향성과 부서별 상황을 꿰뚫어 보면서, 프로덕트의 성공적인 개발과 운영을 이끌어내는 것. 그게 프로덕트 부문을 총괄하는 제가 해내야 할 일이죠.

Q. 부문장님이 생각하시는 PM의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미니 CEO’ 이자 ‘전천후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PM이든 PO든 결국 프로덕트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해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일하면서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되죠.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자세예요.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다방면에서 종합적인 역량이 필요해요.

그렇기에 PM이나 PO 같은 직책명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그런 역량을 갖추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내가 이 회사의 대표라면, 이 일을 혼자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자세로 문제에 접근해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하되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Q. 해당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서, PM으로서 갖춰야 할 주요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PM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결국 해결 능력이죠.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게 마련이거든요. 이런 돌발 상황 속에서 당황하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 그리고 상황에 맞는 해법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문제 해결 능력이야말로 PM에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모든 일을 할 때마다 ‘이 일에 들어가는 리소스 대비 얼마만큼의 임팩트가 있을까?’를 계산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할 때 프로덕트 관점에서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임팩트는 어느 정도일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UX 컨설팅 사업을 할 때도 이 원칙을 적용했어요. 인력으로 생산성을 내는 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곧 돈이었거든요. 그래서 ‘내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했죠. 고민하는 시간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는지, 어디까지 고민하는 게 적절한지 끊임없이 분석했습니다.

Q. 그렇다면 부문장님만의 문제 해결 방법론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정해진 해법을 따르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접근 방식을 택하는 편입니다. 물론 과거의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문제에 접근하죠. 예를 들어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동안 쌓아온 관계와 소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식이에요.

하지만 완전히 생소한 영역의 난제에 부딪힐 때는 좀 달라요.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봤어요. 모빌리티 분야의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야 하는 미션을 맡았을 때가 대표적이죠. 학계나 업계의 권위자도 아닌 제가 신뢰를 얻기란 쉽지 않았어요.

이렇게 생소한 일을 마주해야 할 때가 많다 보니 저는 새로운 툴이나 기술 같은 것을 이용하는 데 크게 부담감이 없어요. 새로운 걸 항상 즐기면서 빠르게 학습하려고 노력해요. 도서, 논문, 리서치 등 가리지 않고 정보를 모아 구조화하고, 제 나름의 논리를 뒷받침을 근거를 하나씩 쌓아갑니다.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일에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일정에 쫓기다 보니 머뭇거릴 여유가 없거든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하죠.

물론 이걸 뒷받침할 구체적인 프로세스도 필요하죠. 저만의 노하우가 있기는 한데, 그건 영업 비밀로 하겠습니다. (웃음)

Q. 플랫폼 기업에서 프로덕트는 대개 무형 상품인데요. 이 경우 유형 상품과 비교해서 기획할 때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무형 상품과 유형 상품 간에는 분명 차이가 있죠. 하지만 저는 이 둘의 공통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결국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쓰이는 것이고, 그것을 사용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잖아요. 그 목적에 따라 사용 행태, 시기, 빈도 등이 달라지게 마련이고요.

그래서 저는 그 핵심 가치와 사용 맥락에 방점을 두고 기획해야 한다고 봅니다. 고객이 상품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거예요. 이는 유형, 무형 상품 모두에 적용되는 공통 원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형 상품만의 특수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무형 상품은 TV, 모바일,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되잖아요. 기기의 특성에 따라 UX나 UI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차봇에서 만들어가는 프로덕트팀의 여정

<서비스 진행 일정을 논의 중인 프로덕트 부문의 김용민 부문장님과 김동민 팀장님>

Q. 차봇은 지난해 차봇 2.0을 선포하며 앱 개편 및 신규 서비스 론칭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세요.
차봇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그중에서도 ‘리팩토링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에서 제가 참여한 비중은 가장 적었어요. 개발 기술 중심의 프로젝트였고, 제가 차봇에 합류하기 전부터 진행 중이던 거라 기획 등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차봇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기도 했죠. 차봇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서비스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다 보니, 기존 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었거든요. 리팩토링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차봇이 한창 여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는 데다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늘 리소스가 부족하다 보니 굉장히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승철님이 저희 팀으로 오면서 저도 일정 부분 관리에 참여하게 되었죠. 범위와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경영진과 관련 부서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시 리팩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회사 내부 상황상 일정을 촉박하게 잡을 수밖에 없었어요. 심지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단축해야 했죠. 개발 기간이 짧아진 만큼 개발팀이 느끼는 부담감도 굉장히 컸을 거예요. 하지만 승철 님은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어요. 그렇게 밤낮으로 매달려 결국 일정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죠.

이 프로젝트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차봇에 합류한 계기와도 맞닿아 있어요. 훌륭한 동료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경험을 하고 싶었거든요. 승철 님과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그런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죠. 어려운 순간을 함께 극복하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차봇은 B2B2C 플랫폼으로서 B2C와 B2B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타깃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PM 관점에서 이 두 영역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고객 측면에서 보면 차를 사는 과정은 여러 단계로 나뉩니다. 차량을 고르고, 딜러와 접촉하고, 금융과 보험을 알아보고, 출고 후엔 관리 서비스까지 받아야 하죠. 이 각각의 단계에서 B2B 사업자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 이 과정들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거예요. 각 영역이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고객이 번거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죠. 그 과정에서 이탈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결국, B2B와 B2C 간 시너지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 상황인 거예요.

이 두 영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엮기 위해서는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매 여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관건입니다. 래야 고객이 만족하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고객 관점에서 이 여정을 단순화하고, 매끄럽게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각 서비스 간 연계를 끊김 없이 설계하려고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차봇은 최근 ‘내 차 구매’ 서비스를 필두로 새로운 오토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오토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차봇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차봇이 오토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다른 스타트업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차봇만의 독보적인 자산이죠.

실제로 초기 버전의 ‘내 차 구매’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일 수 있었던 건 이 딜러 네트워크 덕분이었어요. 차량 매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고객 문의를 신속하게 딜러와 연결하는 등 거래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 거죠. 일반 스타트업이 인프라 없이 구현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봇은 기존 경쟁 서비스 대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요. 더욱 빠르고 풍부한 견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죠. 실제 서비스 론칭 이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더라고요. 차 구매의 핵심인 가격 비교와 딜러 접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셈이죠.

Q. 최근 론칭한 ‘내 차 구매’ 서비스의 초기 사용자 반응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피드백들이 있었나요?
사실 ‘내 차 구매’ 서비스는 이전부터 운영해 왔던 기능의 확장판이에요. 과거에는 ‘신차 구매’라는 서비스였는데요. 다만 차봇의 브랜딩이 내 차 구매에 특화된 앱은 아니었고, 여러 기능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에 가까웠죠. 그러다 보니 사용자들도 차 구매에 대한 명확한 니즈를 가진 채로 유입되기 어려웠고, 자연히 기존 서비스의 반응도 그리 뜨겁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롭게 할인 견적을 받아보는 기능을 추가한 ‘내 차 구매’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했는데, 생각보다 신청률이 굉장히 높더라고요. 전체 사용자의 약 30%가 견적 신청을 하는 전환율을 보이고 있어요.
사실 견적을 신청한다는 건 사용자로선 꽤 부담스러운 일이에요. 대개는 차량 구매 의사가 어느 정도 구체화한 상태에서 견적을 요청하거든요. 단순히 차량 정보를 탐색하는 수준에서는 견적 신청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게 일반적이죠. 그런 점을 고려하면 30%의 전환율은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라고 봅니다.

또, 견적을 신청한 사용자 중 약 40%가 실제 상담 신청으로 연결되고 있거든요. 견적 단계에서 상담 신청으로 넘어가는 건 더 높은 관여도를 요구하는 단계임에도, 이렇게 높은 전환율을 보인다는 건 사용자들이 서비스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죠.

Q. 오토커머스 부문 외에 현재 준비 중이거나 차봇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오토커머스 부문이 차량 ‘구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 외 영역에서는 ‘차량 관리’ 서비스가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차량 구매 과정의 불편함을 없애고, 관리의 어려움마저 함께 풀어내는 것. 그것이 차봇이 목표로 하는 모빌리티 라이프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차량 관리 영역은 오토커머스만큼이나 고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야예요. 정기점검부터 수리, 부품 교체, 세차에 이르기까지 관리해야 할 요소가 한둘이 아니거든요. 게다가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고, 숙련되지 않은 사용자로선 이 모든 걸 알아서 챙기기가 쉽지 않죠.

바로 이 지점을 혁신의 기회로 삼고 싶어요. 차량 관리에 수반되는 번거로움과 불확실성, 그리고 비용에 대한 부담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 그것이 차봇이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봅니다. 이를 통해 고객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의 토대를 마련하는 거죠.

특히 차량 관리는 구매 대비 서비스 주기가 매우 짧다는 게 강점이에요. 차를 사는 일은 5년에서 길게는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잖아요? 반면 차량 점검이나 정비는 매월, 매주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 영역이죠. 이는 곧 사용자와의 접점이 훨씬 잦아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관리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차봇 앱을 더 자주, 더 오래 사용하게 한다면 플랫폼 전반의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거예요. 구매 중심의 차봇 앱을 일상적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열쇠가 바로 차량 관리 서비스에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Q. 기존 차봇에도 차량 관리를 도와주는 ‘차계부’ 등의 기능이 있는데요. 새롭게 구축하고자 하는 차량 관리 서비스는 어떻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현재 차봇의 차량 관리 서비스는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아요. 저는 자동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운전자가 별도로 신경 쓰지 않아도 최적의 상태로 차량을 유지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정비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알려주고, 소모품 상태를 자동으로 체크해주고, 비용 효율적인 관리 팁을 제안하는 식으로요.

물론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에요. 무엇보다 차량 데이터 확보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그 열쇠를 제조사들이 쥐고 있거든요. 이들과의 제휴 없이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실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기술적, 제도적 한계도 만만치 않고요. 그렇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인 만큼 더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프로덕트 부문에서 구상하고 있는, 차봇의 기존 서비스 강점을 살리면서도 부족한 점을 보완해 품질을 개선하고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우선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경쟁 서비스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예요. 차량 구매 플랫폼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인 만큼, 기본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고객 확보가 어렵거든요. 그렇다고 무조건 빠른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되기보다는, 차봇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고민하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지금 차봇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독보적인 차량 구매 인프라라고 생각해요. 차량은 물론 금융, 보험 등 구매에 수반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 모든 서비스를 한 플랫폼 안에서 매끄럽게 연결한다면 차봇만의 독보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차봇만이 가진 역량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프로덕트 부문의 역할이자 미션이라 생각합니다. 그 길이 절대 평탄치만은 않겠지만, 차별화된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해 달려가 보려 합니다.

Q. 차봇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완결형 디지털 오토 리테일 서비스 구현에 있어 현재 그 목표 달성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현재 차봇 앱의 완성도를 백분율로 치환하자면 6~10% 정도 수준이 아닐까 싶어요. 시장에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만 본다면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개선할 부분이 상당히 많고요. 그런 면에선 대부분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시적인 결과물에 국한해서 평가한 것이고, 그 이면에는 지금까지 묵묵히 쌓아온 기반이 있습니다. 보험, 금융, 시공 등의 차량 구매 여정에 필요한 필수적인 인프라와 데이터, 그리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내부 조직까지. 이 모든 것이 차봇이라는 플랫폼을 떠받치는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죠.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인프라 구축이라는 사전 작업은 약 60% 정도 완료된 것 같습니다.

Q. 차봇은 운전자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오토 라이프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진정한 오토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차봇이 갖춰야 할 중요 사항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우선 모빌리티 서비스와 오토 라이프 서비스는 조금 다른 개념이에요. 모빌리티 서비스가 이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저희가 지향하는 오토 라이프 서비스는 차량 구매와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지금 오토커머스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복잡하다는 거예요. 차량을 사고, 타고, 팔고, 관리하는 전 과정이 오랜 시간 동안 복잡한 오프라인 구조로 만들어져 왔거든요.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정말 어려워해요. 그래서 첫 번째로 이런 복잡한 구조를 디지털화를 통해 단순화하고,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복잡한 정보를 쉽게 풀어서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거죠.

두 번째로는 신뢰성 확보인데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고객이 믿지 않으면 소용없잖아요. 특히 자동차 시장은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어요. 예를 들어, 리스나 렌트 견적을 받을 때 대부분 ‘이게 정말 투명한 정보일까?’ 의심부터 하잖아요.

결국 오토 라이프 플랫폼은 복잡한 시장 구조를 단순화하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신뢰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해요. 그래야 고객들이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죠. 차봇이 지향하는 서비스의 방향도 동일하고요.

Q. 앞으로 어떤 역량을 갖춘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개인적으로는 ‘역량’ 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일을 진행함에 있어 사람의 영향력이 아주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지닌 사람을 가장 선호해요. 구체적으로는 긍정적이고 에너지틱한 사람이요.

물론 PM이든 UX든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주변에 미치는 긍정적인 에너지예요. 한 명 한 명의 에너지가 모여 기업 문화를 만들어내니까요. 그래서 저는 항상 에너지틱하고 긍정적인 사람과 일하고 싶어요.

다음으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 회사의 특성상 다양한 도메인을 다루고 있기에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해요. 특히 보험과 금융 도메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