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상 CFO “내년 BEP 달성 후 IPO 도전…플랫폼 업체 한계 극복하겠다”

“최근 얼어붙은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를 우선적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차봇모빌리티는 이미 모빌리티업계 네트워크를 확보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영역이 많다. 이를 토대로 사업모델을 구축해 글로벌 슈퍼앱으로 거듭나겠다.”

최근 서울시 성동구 차봇모빌리티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조준상 CFO(사진)는 회사를 단순한 플랫폼 업체가 아닌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벤처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유망 사업부를 먼저 키워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이색 전략을 제시했다.

2016년 설립된 차봇모빌리티는 자동차 구매부터 맞춤보험, 금융, 차량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 모빌리티업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성을 입증하면서 최근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16년 회계법인 몸 담은 ‘재무통’…시리즈C 펀딩 ‘1등’ 공신

1980년생인 조 CFO는 고려대 경영학과 학사와 경영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서 16년 동안 활동하면서 자본시장에 몸 담았다. 특히 그는 한국과 미국의 공인 회계사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재무 전문가다.

조 CFO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해외투자자문팀 소속으로 주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아 커리어를 쌓았다”며 “오랜시간 회계법인에서 일을 하다 보니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봇모빌리티는 MBA 과정에서 운명처럼 처음 알게 됐다”며 “회사가 보유한 사업 모델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합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봇모빌리티의 첫 CFO다. 조 CFO는 이직한 후 시리즈C 펀드레이징 업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플랫폼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 앉은 상황에서 복수의 투자사들을 설득하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그는 “자본시장에 어느정도 네트워크는 있었지만 사실 VC업계에 대한 이해도는 크지 않았다”며 “많은 VC를 만나며 업계 트렌드를 공부했고 펀딩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CFO가 강조한 부분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금융, 보험 사업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면서 회사가 손익분기점(BEP) 달성 가능하다고 어필했다. 또 사업모델이 국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투자사들을 설득했다.

그는 “VC들이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했는데 차봇모빌리티는 충분히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며 “추가로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 투자 과정에서 특정 하우스가 대규모 투자로 리딩하는 방식이 많은데 회사는 120억원을 모으는 과정에서 많은 하우스들로부터 소규모 자금을 조달했다”며 “투자사 면면도 퀀텀벤처스코리아 등 재무적투자자부터 현대해상, SK네트웍스 등 전략적투자자까지로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네트워크 최대 강점…글로벌 SI 확보, 인수합병도 고려

조 CFO가 생각하는 차봇모빌리티의 강점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를 판매하는 딜러부터 시작해 보험 설계사, 카드·캐피탈 업체, 블랙박스 시공사 등과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 업체는 광고가 주된 수입원인 경우가 많은데 차봇모빌리티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각의 영역에서 수수료 매출을 만들고 있다”며 “모빌리티업계에서 이같은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혁신”이라고 말했다.

향후 성장 과정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우선 육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조 CFO는 “현재 이익이 창출되고 있는 보험과 금융 분야 사업을 더욱 키울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대내외 환경이 악화돼도 자생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로 매출을 창출해 광고비 등 영업비용이 적은 편”이라며 “이익이 나는 사업부를 축으로 차량 매매, 정비, 운행, 탐색 등 분야로 진출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차봇모빌리티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6년에는 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조 CFO는 “당연히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글로벌 진출에 나설 계획이기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사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해외 현지에서 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국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며 “차봇모빌리티와 사업적 시너지를 내거나 인수 후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봇모빌리티가 글로벌 슈퍼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인 점을 강조했다. 조 CFO는 “이미 시장에는 자동차 중고거래 등 버티컬 사업을 선보이는 플랫폼이 많다”며 “다만 회사는 차량 구매를 시작으로 관리 영역까지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봇모빌리티와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차봇모빌리티가 슈퍼앱으로 도약한다면 플랫폼 업체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고정관념도 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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