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초밀착 ‘슈퍼앱’ 기치 내건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
“앞으로 5년 안에 모든 운전자가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차봇모빌리티를 이끄는 강성근(41) 대표의 당찬 포부다.
차봇모빌리티는 운전자의 자동차 생애주기에 따른 모든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사고, 타고, 파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간다.
2016년 9월 자동차 딜러를 양성하고 자동차 관련 보험·금융 상품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첫 발을 뗀 뒤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넓혀 자회사를 둔 그룹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플랫폼, 인프라, 보험·금융 등 모빌리티(이동체) 분야의 3개 축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플랫폼 사업인 ‘차봇’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산 신차 판매 중개, 수입차 판매, 중고차 매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을 중심으로 여러 영역에 걸쳐 23종에 달한다.
사업 확장에 맞춰 회사 이름은 초창기의 ‘본컨설팅네트웍스’에서 2020년 ‘차봇모빌리티’로 바뀌었다.
‘차봇’은 자동차와 로봇의 합성어다.
차를 사용하는 모든 접점에서 로봇처럼 운전자의 편의를 증진해 나간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지난 7일 연합뉴스 공감스튜디오에서 강 대표를 만나 창업 얘기를 들었다.
강 대표는 수입차 판매 딜러 경험을 밑거름 삼아 창업가로 변신했다.
총신대 기독교교육과를 나와 교육자의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던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한 진로가 딜러였다.
2013년 폭스바겐코리아에서 딜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100대가 넘는 판매 성과를 올려 소속사에서 신인왕과 판매왕 타이틀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3년가량 수입차를 팔면서 고객들이 겪는 수많은 어려움을 알게 됐죠. 그걸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는데, 그때부터 창업의 기회를 봤습니다.”
딜러 생활을 접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강 대표가 초기에 선보여 히트한 것 중의 하나가 자동차 보험상품 중개 서비스였다.
“당시(2016년)는 자동차 보험 판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다이렉트 상품(보험사가 직접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전환되는 시기였어요. 그런 흐름에 맞춰 인슈어테크(보험산업 혁신기술)를 활용해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강 대표는 지금까지 약 100만명이 이용한 이 서비스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차봇모빌리티는 업력이 만 7년 차인 스타트업이지만 조직 구성면에선 여느 대기업 못지 않다.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본사 조직과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3개 자회사(서킷)로 이뤄져 있다.
현재 전체 팀원은 160명 규모다.
강 대표는 다양한 영역으로 이뤄진 자동차 시장에서 단순한 조직으론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업체를 목표로 초기부터 모빌리티 스타트업 연합체 형식으로 사업 구조를 짜왔다고 설명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다양한 악기 소리를 조화롭게 배합하는 걸 말한다.
모빌리티는 이동에 관계된 것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광의(廣義)적 용어다.
이에 비춰보면 연간 270조원대로 추산될 만큼 방대한 국내 자동차 매매 및 연계 시장에서 흩어져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으는 것이 차봇모빌리티의 지향점임을 짐작할 수 있다.
차봇모빌리티는 이런 배경에서 작년 9월 60여 곳의 협력 업체들과 손잡고 운전자 초밀착형 슈퍼앱으로 규정한 ‘차봇’을 출시했다.
운전자의 생활 편의를 돕는 각종 서비스를 탑재한 이 앱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30만 회를 돌파해 주목받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현재 1만5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자동차를 사고, 타고, 파는 전 과정은 물론이고 운전자 생활과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지속적으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봇모빌리티는 올해 매출로 작년과 비교해 2배 이상인 약 4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갖추어 해마다 2배가량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차봇모빌리티는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수입차 직접 판매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9월 영국 오프로드 자동차 기업인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로부터 공식 수입사(임포터) 자격을 얻어 이 회사의 사륜구동 모델인 ‘그레나디어’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강 대표는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브랜드들을 계속 발굴해 수입차 판매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문 투자업체와 현대차 같은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총 106억원을 끌어들인 차봇모빌리티는 올해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추진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전체 사업 구조를 한층 고도화해 3년 정도 후에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대표는 자동차 또는 운전자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담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너무 큰 그림으로 보였지만 구체화하고 있다며 운전자들이 즐겨 찾는 플랫폼으로 차봇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