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marketing)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마케팅은 무언가 딱 정해진 한 가지를 ‘광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가지는 상품일 수도, 회사일 수도 있죠. 하지만 사실 마케팅은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합니다.

두산백과에서는 마케팅을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데 관련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물건을 팔아야 할지를 판단하기 위한 시장조사부터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를 정하는 상품화 계획, 마지막으로 실제로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지를 정하는 홍보 활동 등 그 모든 것이 마케팅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마케팅 부서의 역할은 아주 중요해요.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CD서킷의 기존 마케팅 셀은 마케팅의 본질적 역할 보다는 다른 부서에서 요청하는 일을 수행하는 ‘제작 조직’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오죽하면 ‘해줘 셀’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죠.

그런데 최근 마케팅 셀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해줘 셀’에서 ‘해주는 셀’이 되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번 호에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는 마케팅셀의 리더 경병식 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WORK STORY]

“15년차 광고인에서 스타트업 마케터로”

Q. 병식 크루님 반가봐요! 차봇에 합류하기 전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안녕하세요, 마케팅셀 경병식 입니다. 차봇에 합류하기 전에는 광고대행사에서 약 15년간 AE(기획)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제가 광고를 맡아 진행했던 브랜드 중에 다 아실 만한 브랜드라고 하면 삼성화재, 참이슬, 미스터피자, 유니클로, 이마트, 이니스프리 등이 있습니다. TV 광고나 디지털 캠페인을 주로 진행했어요.

특히 삼성화재와 이니스프리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먼저, 삼성화재는 광고업계에서 몇백 억대 ‘큰 손’이거든요. 그리고 이전까지 삼성화재 브랜딩 캠페인은 업계 가장 유명한 대형 광고기획사에서 계속 맡아왔죠. 당시 제가 있던 회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는 언더독의 위치였는데 꼼꼼하게 준비를 열심히 잘한 덕분에 큰 회사들을 제치고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어요. 물론 이후 결과물도 만족스러웠고요.

또 기억에 남는 게 이니스프리에서 진행한 워너원 프로젝트예요.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보이그룹 워너원의 브로마이드를 배포하는 이벤트였는데요. ‘누나가 우리 애들 키워줘야지.’ 약간 이런 느낌이었죠. 아이돌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잘 아실 것 같은데, 이 그룹이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탄생한 그룹이거든요.

제작팀과 같이 낮밤 가리지 않고 남자 아이돌 멤버들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얘는 멍멍미가 있다.’, ‘얘는 귀엽게 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캐릭터를 발굴했어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성과도 좋았어요. 그때 11명이 정해지는 결승전이 금요일이었고, 촬영을 월요일에 해서 바로바로 진행했죠. 결과가 대박이었습니다. 그때 이니스프리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막 100m씩 섰어요.

Q. 그동안 광고대행사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 오셨는데, 그와는 완전히 다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차봇’으로 합류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면서 계속 갈증이 있었어요. ‘아, 내가 하나의 브랜드를 리딩하는 역할을 해봤으면 좋겠다’하는, 그런 갈증이었죠. 사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가 요구하는 데에 맞추어서 마케팅이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역할이잖아요.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는 있었지만 딱 주어진 만큼의 영역 안에서만 잘 풀어나가면 되는 일이라는 게 항상 아쉬웠어요.

그런데 차봇에서 그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차봇에 합류하면 그때부터는 이제 ‘차봇’이라는 브랜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거잖아요. 더 연차가 쌓이기 전에 도전을 해보지 않으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렇게 작년 7월에 입사하게 되었어요. 아직 갈증이 다 해소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더 헤쳐 나가야 하는 난관이 많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광고대행사에서 AE 업무를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도전과제가 많고요 하지만 분명 업무는 재미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에 좀 더 몰입해야 일을 한다는 게 무척 즐겁더라고요.

“획득과 유지에 집착하는 또라이셀 리더 경병식”

Q. 리드하고 계신 마케팅셀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CD서킷 마케팅셀의 목표는 딱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어요. ‘획득(Acquisition)’, 그리고 ‘유지(Retention)’. 둘 다 마케팅 용어라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딱 간단하게 핵심적인 뜻만 말씀드리자면 애퀴지션(Acquisition)은 우리 브랜드에 고객이 유입되는 거고, 리텐션(Retention)은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머무는 걸 말합니다.

쉽게 말해 차봇에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게 만들고, 또 충성고객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거예요. 구체적으로는 광고 소재나 브랜딩 메시지 개발, 페이드 미디어 운영, 주요 서비스 인사이트, 프로모션 운영, SNS운영, 홈페이지 및 카카오 플친 운영 등의 활동을 하고 있죠.

그리고 차봇은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특징이 있다 보니, 마케팅셀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비교적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애퀴지션이라는 건 결국 사람들에게 ‘우리 차봇은 이런 브랜드입니다!’라고 잘 알려야 하는 건데, 차봇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서비스가 동시에 존재하다 보니 메시지 전달이 어려워지는 거죠. 예를 들어, 지금 차봇에서 쓰는 캐치프레이즈에서 ‘차봇 하나로 쉽게 사는 차 라이프’와 ‘운전자 초밀착 모빌리티 앱’, 이 두 가지는 차봇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각 서비스의 인사이트까지 보여주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각 서비스에 대해서도 어떻게 좀 더 쉽게 설명해서 애퀴지션을 올릴 수 있을지 새로운 카피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어요.

Q. 차봇의 케치프레이즈 ‘운전자 초밀착 모빌리티 앱’에서 ‘초밀착’이란 키워드가 흥미로운데요!

‘초밀착’이라는 키워드 자체는 기존의 화장품 등의 마케팅에서 많이 쓰이던 말이기도 한데요. ‘차봇은 뭘까?’하는 계속된 고민 중, 사용자들은 어려운 걸 싫어하니까 너무 복잡하지 않게 딱 붙는 표현을 찾다 보니 떠오른 게 ‘초밀착’이었어요. 차봇은 운전자의 여정 동안 함께하면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니까, 이 ‘초밀착’이라는 표현이 잘 맞을 거로 생각했거든요. 물론 마케팅에 정답은 없죠. 더 차봇을 잘 알리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Q. 차봇 2.0에 맞춰 마케팅셀 조직 역시 2.0 시대를 맞이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 그 별명이 유명했죠. ‘해줘 셀’이라고. (웃음) 사실 기존에는 마케팅셀이 무언가를 제작하는 그런 조직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강했어요. 마케팅셀로 와서 ‘이거 만들어 주세요.’하는 그런 곳이었죠. 제품 생산으로 치자면 기능 제작이나 조립이 다 끝나고 마지막에 포장하는 역할이라고 하면 딱 맞는 비유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목적 조직’으로 변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해줘요’라는 말을 들으면 그대로 만들어 주는 한정적인 역할만을 수행하는 ‘기능 조직’이었다면, 이제는 뚜렷한 마케팅 목표를 가지고 그에 맞는 과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애퀴지션과 리텐션, 이 두 가지를 핵심 목표로 두고 그걸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거죠. 이렇게 조직 개편을 하면서 각 크루들에게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브랜드 디자이너 등 각자 목적에 맞는 R&R을 설정해 함께 일하고 있어요. 특히 각 포지션의 업무 영역을 적절하고 디테일하게 나누는 데에 요즘 신경을 쓰고 있죠.

Q. 그 만큼 책임감도 무거울 것 같은데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 가요?

하나하나 먹여주는 어미 새 같은 리더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웃음) 이건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 저건 저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이런 보고를 줄이고 싶어요. 팀원들이 절대 아마추어는 아니거든요. 스스로 분명 해낼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좀 더 주도적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그 안으로 팀원들을 몰아넣는 그런 리더는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각자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란 무엇일까, 내가 그런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합니다. 그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츤데레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요. (웃음) 제가 제 식구들은 잘 챙긴다고 생각하거든요. 툭 터놓고 얘기하라고도 하고요. 그런데 또 ‘마음이 편해지는’ 게 업무에 있어서 맞는 분위기인지에 대해서는 또 고민이 돼요. 팀원의 커리어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분명 지적해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편하고 어떨 때는 그렇지 않고, 왔다 갔다 하죠. 저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주어진 지시만 따르는 게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팀이 되면 좋겠습니다.

Q. 차봇에서 마케팅셀은 ‘OOO’이다?

‘또라이’요. (웃음) 이게 험한 말로 들리기는 하는데, 그런 뜻은 아니고요. 또라이처럼 개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개성이라는 게 딱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기는 어려운 개념인데요. 저마다의 매력 포인트를 십분 발휘해서 ‘후지지 않게’ 일하는 셀이 되면 좋겠어요. 또라이다운 기상이 있는 그런 셀이요. 서비스나 비즈니스 같은 다른 영역에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관점을 따라만 가는 게 아니라 우리 셀의 관점에서 좀 더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유연한 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차봇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에피소드는?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3월 말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인데, 설치를 제외하고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든 부분을 CD서킷 크루분들과 TF팀을 꾸려서 진행했거든요.

방문객들에게 차봇을 알리고 브랜딩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죠. 약 10일간의 기간 동안 심각한 이슈 없이 무사히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어요. 덕분에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도 나갔고요. 당시에 앱 소개 영상이나 리플렛, DID, 앱 내 프로모션, 대형 쇼핑백 등 이리저리 신경 쓸 부분이 많았는데 이슈가 생길 때마다 모든 크루들이 적극 나서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TF팀에서 함께했던 마케팅 셀 크루들과 송다빈, 임휘성, 장용진, 차주한 크루 분들께 꼭 (엄지척)을을 드리고 싶네요. (웃음)

“마케팅 전문가 경병식만의 역량비책”

Q. 마케팅 업무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역량이나 전공이 있나요?

저는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전공보다는 ‘이해력’과 ‘판단력’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해 ‘판을 정리하는 능력’이죠. 사실 마케팅만이 아니라 모든 직무에 공통되는 사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자기 자신부터가 그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같이 일하는 구성원 누구도 설득할 수 없으니까요.

마케팅의 전문가로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면 일단 새로운 서비스 마케팅이나 일을 진행할 때 상황 분석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다음은 차선부터 차악까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트렌드 파악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더 말할 것도 없죠. 요즘은 새로운 마케팅 툴이나 매체가 넘쳐나는데, 차봇과 딱 맞추어 사용할 수 있으려면 우선 그와 관련된 영역을 폭넓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Q. 마케터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방금 역량에 대해 말씀드릴 때 언급했던 ‘판을 정리하는 능력’, 저는 그게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업무의 우선순위나, 어떻게 각자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지, 어떻게 업무를 해야 더 빠르게 완료될 수 있는지를 빨리 파악합니다.

특히나 차봇에는 서비스가 참 많다 보니 해당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면 일을 잘 정리하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다행히 저는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마케팅 경험도 있고, 아내의 영향으로 보험과 금융에 대한 마케팅도 꽤 익숙해서 그게 강점으로 작용했죠. 물론 여기 와서 배우게 된 점도 정말 많습니다.

Q. 마케팅 역량을 높이는 자기 계발 팁이 혹시 있나요?

자기 계발이라고 하면 하나를 깊게 열심히 파는 모습이 생각나는데요. 그렇지만 마케팅에서는 그보다 얼마나 더 넓게 알고 있는지, 각각의 디테일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능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배경지식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죠.

지금도 저는 계속해서 ‘아는 것’을 늘리려고, 끊임없이 물어보고 또 습득하고 있어요. 광고대행사에서 15년 동안 일을 했다 보니 프로덕션(영상제작)이나 미디어 랩사, 광고주, 솔루션 및 컨설팅 회사에 대해 모르는 게 있을 때 언제든지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지인들이 나름 많다고 자부합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전화해서 물어봐요. 물어보는 걸 창피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얻는 지식이 모두 내 역량이 되니까요.

[LIFE STORY]

“후지지 않는 라온이 아빠, 경병식”

Q. 일상에서 주로 언제 행복감을 느끼시나요?

‘내가 내 역할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누구나 그룹 안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으니까요. 그 외에는 하루를 잘 마무리할 때도 그런 기분이 되고요.

일이 잘 안된 날에는 잠깐 잊어버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릴렉스하는, 그런 것도 인간 경병식의 행복이죠. (웃음)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로서 퇴근 후에 가족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제 행복입니다. 돌아보면 크게 기억도 나지 않는 이야기라도, 가족이 모두 웃을 때 그 일상의 행복감이 참 크거든요.

Q. 마케팅이 머리 싸움이기도 하다 보니 정신적 피로도 적지 않으시죠.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집에 저만의 게임룸이 있어요.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혼자 맥주도 마실 수 있는 작은 공간인데요. 이런 공간을 허락해 준 와이프에게 늘 고맙죠. (웃음) 연애부터 결혼까지 17년을 넘게 마주하며 살아오다 보니 이제는 서로 표정만 봐도 요즘 힘든 일이 있는지 즐거운지 다 알거든요. 그래서 제가 힘들어하고 있다 싶으면 제가 푹 쉴 수 있게 해주고, 저 대신 일부러 욕을 해주기도 해요. (웃음)

그리고 요즘은 딸도 제 스트레스를 팍팍 풀어주고 있어요. 딸 이름은 ‘라온’인데, 우리말로 ‘즐겁게’라는 뜻이에요. 이름처럼 우리 가족에게 큰 즐거움을 늘 주는 딸이죠. 와이프가 일부러 저 보고 ‘힘들어?’ 이렇게 말하면 딸이 ‘아빠, 뭐가 힘들어? 이야기해 봐.’ 이렇게 따라 해요. (웃음) 그리고 항상 밤마다 침대 머리맡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데요. 보통 적게는 3권, 많으면 5권 정도 읽어줘요. 그러다 보니 요즘 딸이 아빠 바라기가 되었어요. 엄마는 쏙 빼놓고 데이트를 나가 둘이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간 적도 있고, 드라이브를 간 적도 있어요. 물론 주말에 피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행복하거든요. 나중에 우리 라온이가 자라나거든 이름처럼 즐겁게 사는 어른이면 좋겠어요.

Q. 출근길 나만의 아침 루틴은?

아침 출근길에는 꼭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들어요. 벌써 10년째 듣고 있는데요. 뉴스나 기사를 직접 찾아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다 보니 대신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꾸준히 들으면서 요즘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접하고 있죠. 주로 시사와 역사 쪽 분야를 좋아해요. 예전에는 역사 분야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Q. 10년 후 나의 자화상을 그려보자면?

10년 후면 제가 만 50세가 되네요. 딸이 중학교 3학년이 될 나이이니까 사춘기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요? (웃음) 그리고 제가 외아들이니 그쯤이면 부모님을 모시고 살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사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50세면 이제 절반이니, 남은 시간 동안 또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갈지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극히 평범한 고민이죠. 누구나 다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니까요. 그때는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하면서 지낼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미래에도 지금처럼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차봇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후지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가 우리 마케팅셀에 바라는 점과 똑같죠. 부끄럽지 않고, 거짓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 저는 그게 ‘후지지 않은’ 거로 생각해요. 누구든 저에게 일을 맡기면 ‘그 사람한테 맡기면 후지지 않아’라고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 있는, 일 좀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