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비즈니스에서 공격과 수비를 아우르는 미드필더 포지션을 꼽자면 MD라 할 수 있습니다.
MD는 Merchandiser의 약자로 상품을 기획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을 의미해요. 또 다른 의미로는 ‘모두 다 하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기획, 소싱하는 업무부터 마케팅, 유통 전략까지 그야 말로 다양한 일을 다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인데요.
차봇 역시 ‘차봇마켓’이라는 운전자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샵을 중심으로 한 커머스를 전개하며 차차 사업을 고도화시켜 나가고 있는데요, 이번 크루 탐구생활에서는 차봇 커머스팀의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기동호 크루를 만나 일과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뷰티남’에서 ‘차봇남’으로의 피봇팅
Q. 안녕하세요, 동호님! 차봇에 합류하기 전 어떠한 커리어를 밟아 오셨나요?
원래는 뷰티 BM으로 일했어요. 첫 사회생활은 마케팅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는데, 당시에 의약품 성분을 원료로 하는 화장품인 더마코스메틱이 대세였어요. 그러다 보니 그때 제가 다니던 스타트업에서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인수해 직접 브랜딩도 진행하고, 상품도 기획해서 온라인에서 유통하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걸 계기로 뷰티 BM에 입문했고요.
뷰티 BM으로서 담당한 첫 브랜드가 더마코스메틱이라 좋았던 점도 많았어요. 스킨로션은 발라도 메이크업은 하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그 분야에 관한 관심은 떨어지는데, 더마코스메틱은 메이크업보다는 스킨케어 위주였거든요. 그래서 좀 더 재미있게 뷰티 브랜딩을 담당할 수 있었어요. 남녀 상관없이 아시아 인종의 피부 타입의 특성이나, 어떤 피부에 어떤 화장품이 필요하고 또 계절에 따라 어떤 화장품이 필요한지를 열심히 공부했죠. 그렇게 공부해서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분들께 제품을 소개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그때 만약 메이크업 분야를 담당해야 했다면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때려치웠을지도 몰라요. (웃음)
처음 뷰티 BM으로 일하면서 그 일에 재미를 붙이고 나니까 BM 분야 외 MD로서도 좀 더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가고 싶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또 다른 뷰티 기업으로 이직한 후 뷰티 MD로서 커리어를 쌓아 왔어요.
Q. 뷰티 사업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는데, 당시 창업 스토리도 궁금해요.
제 첫 번째, 두 번째 직장 대표님들이 다 젊은 분들이었어요. 제 또래의 나이거나 그보다 어리셨죠. 그런데 그분들이 열정적으로 일에 도전하고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자꾸 저도 그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내가 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하는 다소 오만한 생각도 은연중에 했던 것 같고요. (웃음)
그리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어깨 위에 지고 있는 것들이 많아지잖아요. 아직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지금 창업을 하자고 결심했죠. 첫 시작은 제가 잘 아는 분야가 스킨케어라 스킨케어 브랜드에 도전했어요. 당시에 뷰티 스킨케어 온라인 브랜딩에 대해서는 A부터 Z까지 정말 다 해본 경험이 있었거든요. 내가 다 잘 알고 있으니까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겁도 없이 시작했죠. (웃음)
제가 창업했을 때가 2020년, 31살이던 해였는데요. 한 2년 정도 버티고 사업을 접었어요. 돌이켜보면 그 2년이 참 부끄러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몸을 사리면서 사업을 했거든요. 오랫동안 안전하게 운영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가진 자본금을 최대한 잘 쪼개면서 운영했어요. 사실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적재적소에 잘 쓰느냐가 문제일 텐데 말이죠. 그래서 후회가 꽤 남지만, 그래도 그 2년이 제가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동안 계속 뷰티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왔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인 자동차 관련 상품의 MD를 맡고 있는데요. 이렇게 시선을 돌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보단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계속 뷰티 BM으로 일하다 보니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일해 보고 싶어 졌거든요. 그렇지만 카테고리를 바꾸는 도전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MD로 피봇팅을 하기로 했어요. BM보다는 MD라는 포지션이 다른 카테고리로 이동이 쉽겠다고 판단했죠. 그렇게 미미박스라는 곳에서 MD를 경험한 뒤 이제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카테고리를 맡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자동차였고요.
제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마니아는 아니라 자동차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예전부터 다양한 차를 많이 타보고 싶다고 늘 생각했어요. 20살 때는 아버지 차를 몰래 끌고 다니면서 운전하기도 했고, 여러 차를 타보려고 매장에 가서 시승하거나 신차 정보를 찾아보는 취미도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운전병 출신이기도 하고요. (웃음)
Q. 자동차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여럿인데, 그중 차봇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차봇을 선택한 건 ‘자동차’와 ‘플랫폼’이라는 2가지를 모두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자동차’와 ‘MD’라고 하면 서로 잘 매치가 안 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커머스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차봇 외에도 꽤 있어요.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차량 관리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포지션이 있죠. 그렇지만 차봇은 거기에 더해 플랫폼이라는 특성까지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플랫폼 사업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지가 핵심이잖아요. 그런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우고 싶었어요. 또, 플랫폼이 실제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데 활용되는지도 알고 싶었고요.
Q. 처음 차봇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궁금한데요.
예전에 자동차 관리 앱을 검색했다가 우연히 차봇을 처음으로 봤어요. 그때 신차를 막 구매하고 잘 관리해야겠다고 한창 열심이었거든요. 그렇지만 그때 차봇이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지는 않았어요. 처음에 설치했다가 금방 지웠습니다. (웃음) 나중에 구직 활동을 하면서 차봇 공고를 발견했고, 차봇에 관해 공부하다 보니까 그때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아, 옛날에 그 앱인 거 같은데?’ 하고요. 차봇 앱이 당시에는 저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전했고, 앞으로는 진정한 슈퍼앱으로서 운전자들을 위한 대표 앱이 될 거라 믿어요.
‘가족들이 있어 가능했던 도전들’
Q.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인 만큼 팀의 크루들은 트렌드에 민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팀만의 문화나 특별한 업무 방식이 있나요?
확실히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죠. 매일 아침 회의할 때 요즘 무엇이 핫하고 인기인지 많이 이야기해요. 꼭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다루고요. 서로가 최근에 체험한 트렌디한 문화나 알게 된 지식을 공유하기도 하고요. 팀원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아요. 이게 커머스서비스 팀만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커머스서비스 팀만의 독특한 분위기도 있는데요. 진짜 가족 같아요. (웃음) 정말 친근하고 푸근하다는 의미의 가족이요. 기존의 용국 팀장님은 팀원들을 엄마처럼 챙겨 주시는 분이고, 새로 오는 팀장님은 아빠 같은 분위기가 있어요. (웃음)
Q. 가족 같은 분위기인 만큼 돈독함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팀 내 에서 동호님은 어떠한 가족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저는 커머스서비스 팀이 다른 팀들이 부러워하는 팀이 되면 좋겠어요. 분위기든 성과든 ‘이게 커머스서비스 팀이지.’하는 바이브가 있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제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팀의 ‘윤활유’가 되고 싶어요. 제가 운전병 출신인데, 이게 ‘구리스’라고 하죠? (웃음) 윤활유를 바르지 않으면 부품들이 서로 마찰하면서 마모되기 때문에 오래 가지 못하는데요. 팀이 오래오래 갈 수 있도록 제가 그런 윤활유가 되고 싶어요. 딱딱한 분위기도 가볍게 바꾸고 업무에서도 서로 신뢰를 느낄 수 있게요. 서로 의견 마찰이 있을 때도 잘 조율해서 모두 부드럽고 원활하게 지내는 팀이 되었으면 해요.
Q. 동호님은 커머스서비스 팀에 합류한 이후 어떤 일에 도전해 왔나요?
커머스를 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죠. 그동안 차봇에서 하지 않았던 일이다 보니 제가 입사한 시점에서 커머스서비스 팀은 완전히 초창기였고, 아직 커머스로서 틀이 자리 잡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이 마켓의 형태라도 만드는 거였어요.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싱해 왔어요. 당시 우리가 보유했던 SKU*가 100개가 될까 말까 했는데, 너무 부족한 수였거든요. 그렇게 1차 목표로 SKU를 늘렸고, 약 1,000개 상품을 입점시켰어요. 그 다음으로 한 일은 브랜딩이었어요. 고객이 우리 커머스를 방문했을 때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외견을 깔끔하고 예쁘게 바꾸는 일이었죠. 커머스 브랜드로서 기본적인 세팅을 한 건데요.
이렇게 사이트 개설부터 상품 소싱까지 정말 도전이 아니었던 게 없어요. (웃음) 도전의 연속이다 보니 당연히 실패하는 일도 많았죠. 그럴 때는 용국 엄마 팀장님에게 토로했어요. 배움도 많이 받았고요.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결국은 커머스를 통해 차봇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 핵심이고, 지금도 항상 거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차봇마켓이라는 커머스의 성장이 곧 차봇 서비스의 성장이라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커머스라는 무기를 이용해 더 많은 사람이 차봇을 경험하고 만족을 느꼈으면 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합니다.
*SKU(Stock Keeping Unit): 재고 관리의 최소 단위로, 주로 상품을 식별하는 코드로 사용됩니다.
Q. 차봇마켓이 이제 커머스로서 첫걸음을 떼었다는 느낌인데요. 차봇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셨는데, 실제로 플랫폼이라는 환경에서의 커머스를 경험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 차봇에 들어오기 전에는 좀 더 다양한 데이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오니 생각보다 보수적인 데이터 위주였어요. B2B 쪽에서는 이런 데이터가 잘 갖추어져 있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만, 아직 B2C는 부족함이 많아 해당 타겟만으로는 커머스 물량을 다 소화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한마디로 아직 볼륨이 부족한 거죠. 그런 점 때문에 만족스러운 성과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PB를 제작하거나 타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더라도 투자 대비 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지 좀 더 깊고 탄탄하게 체크 해본 뒤 진행함이 좋다 생각해요.
Q. 어려움이 많은 만큼,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뿌듯함도 더 클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 부탁드려요!
올해 4월 서울 모터쇼를 준비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서울 모터쇼에 소개하는 프로젝트인 데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촉박하게 진행되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모터쇼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여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고요.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이 우리 상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 진진했어요. 결과도 좋았는데요, 모터쇼를 진행한 일주일간 커머스 매출 성적이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요. 모터쇼가 약 7일간 진행되었는데, 그 기간에 1,000만 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모터쇼 프로젝트는 차봇마켓의 접근성을 높이는 모멘텀이 되기도 했어요. 과거에는 단독으로 쇼핑몰이 존재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때부터는 차봇 앱 내에서 차봇 마켓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바뀌었죠. 차봇 앱 유저가 클릭 한 번으로 차봇 마켓으로 이동하고 회원가입도 자동으로 되었죠.
‘마음을 훔치는 MD의 집요함’
Q. 선배로서 MD를 꿈꾸는 구직자가 꼭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나, 추천하는 전공은 무엇인가요?
본인이 다루는 상품과 카테고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동차용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적절한 상품을 적절한 위치와 타이밍에 제안할 수 있어요.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큰 상관이 없다 할 수 있는 경제학과를 전공했거든요. 경제학과는 금융 쪽과 연관이 깊죠. 그런데 저는 경제학과가 잘 안 맞더라고요.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고리타분하다고 느꼈고, ‘난 절대 이 분야로 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그래서 다른 과에 개설된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특히 마케팅 원론이 기억에 남는데, 신사업을 런칭해 보는 내용의 수업이었거든요. 그 수업에서 은행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를 기획했는데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때의 기억이 저를 MD라는 분야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전공에 연연하지 말고 관련된 흥미로운 수업을 많이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MD로서 동호 님만의 업무 강점은 무엇인지도 궁금한데요.
먼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WHY를 던지죠. 고객이 정말 이 상품에 관심을 가질지, 왜 내가 준비한 상품이 인기가 없는지, 맞닥뜨리는 모든 상황에 질문을 던지는 걸 좋아해요. 그런 질문들이 결국 제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고 믿고요.
둘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상대방이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잘 파악하는 편이에요.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거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죠.
소개팅하면 잘하겠다고 말씀하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웃음) 소개팅은 첫인상이 중요한데, 말보다 외형적인 모습이 더 강하게 끌리니깐요. 그리고 관심 있는 분에게는 긴장해서 질문도 잘 못해요. (웃음)
Q. 업무 역량을 키우는 동호 님만의 팁이 있다면?
평소에도 자동차용품과 커머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자 해요. 출퇴근길이나 집에서 쉴 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자동차와 관련된 영상이나 경쟁사 상품 광고들을 보려고 노력해요. 전부 다 북마크를 해서 노션에 기록하며 정리하기도 하고요. 그러면 어떤 상품이 관심을 받고 있는지, 경쟁사에서는 어떻게 상품을 홍보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고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어요. 이런 정보들은 MD로 일할 때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Q. 과거 경험도 있고, 차봇마켓에서 동호 님만의 PB제품을 런칭해 보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그동안 BM일을 하면서 와디즈에 상품을 여럿 런칭해 보기도 하고, 정말 고속질주를 해왔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잠깐은 BM이라는 일과 좀 떨어져 있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작은 소구점 하나라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느낌이 달라지는 게 BM이다 보니 정말 고민해야 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많거든요. 차봇에 와서는 제 첫 번째 미션이 커머스의 전반적인 세팅을 완료하는 거였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굉장히 바빠서 상품 기획 쪽은 일부러 거리를 두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이제는 BM으로서 상품 기획도 해보고 싶어요. 이미 시장 조사를 하기도 했고요. 안심번호 주차 번호판이 시장성이 좋다고 판단해서 고려하고 있었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다른 팀으로 이관 될 것 같아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해요.
‘실패를 도전으로, 미래의 창업가 기동호’
Q.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 경험은 무엇인가요?
2년간 개인 사업을 했던 게 제 가장 큰 도전이자 실패의 경험입니다. 정말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웃음)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고, 성장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저도 함께 성장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실패는 뼈아픈 일이었지만, 제자리에 주저앉아 슬퍼하기보다는 빠르게 인정하고 수용했던 게 오히려 실패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부족하다는 걸 빨리 인정하고 그걸 채우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장의 발판이 되었거든요.
Q. 동호님만의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점심 먹고 잠깐 산책 다녀올 때가 그렇게 좋아요. 원래 운동도 좋아하고 외출하는 것도 좋아해서 그런지 산책 한 바퀴 돌고 들어오면 에너지가 막 충전되는 느낌이거든요. 특별히 산책 코스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다른 크루분들과 발길 닿는 대로 산책하는 편이에요. (웃음)
트렌디한 카페에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 성수동에서는 ‘브루잉 세레모니’를 특히 추천해요. 클래식한 음악이 흐르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인 곳인데, 바리스타 님이 원두의 종류나 향에 대해 큐레이터처럼 잘 설명해 주세요.
Q. 스트레스 해소법도 궁금한데요.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거나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E’의 MBTI다 보니 혼자 집에 가서 쉬는 것보다 밖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가 잘 해소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운동은 보통 웨이팅 위주로 헬스를 하고요. 유산소를 게을리했더니 근육이 잘 안 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얼마 전에 인바디를 했을 때 결과가 좋아서 이대로 계속 살아도 괜찮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웃음).
또, 야구도 좋아하는데요. 한때 사회인 야구도 했거든요. LG트윈스 팬으로, 특히 1번 타자인 홍창기 선수의 팬입니다. 직관 가는 걸 좋아해서 응원도 자주 가는 편이에요. 요즘 성적이 좋아서 더 기분 좋게 야구를 보고 있죠. LG트윈스 응원하는 크루분들은 꼭 저에게 아는 척해 주세요. 같이 응원하러 갑시다! 다른팀을 응원하는 크루도 함께요!(웃음)
Q. 동호님이 생각하는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한번은 친구가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또 사업할 생각이 있냐고요. 그때 제가 정확히 대답했어요. ‘나는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다시 사업할 거야.’라고요. 첫째는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최소한 한 명 있어야 하고, 둘째는 남의 돈으로 사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요. (웃음) 이게 정말 중요한데, 제 돈으로 하면 자꾸 리스크에 대한 생각 때문에 필요한 때와 과감한 베팅을 못 하더라고요. 그러니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투자를 받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0년 뒤 제 모습을 상상해 보자면, 아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10년 뒤에도 끊임없이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기동호 님이 차봇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커머스를 전성기로 이끈 사람이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커머스는 지금 잘 성장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아직 주변에서는 그런 인정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가 보더라도 커머스가 정말 굉장히 잘 성장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그렇게 그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커머스가 성장하는 데 기동호가 정말 큰 역할을 했지.’라고 인정받고 싶어요.
또, 저는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사람이랑 일하면 성과가 잘 나온다, 일하기 좋다는 그런 말을 듣는 동료가 되고 싶고요. 우리 크루들이 ‘동호 님이랑 일하면 정말 좋더라.’라고 기억해 준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