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구매하는 과정은 확인하고 해야 할 것이 많아 복잡하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 8월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이를 몸소 느꼈다. 먼저 중고차 플랫폼에 들어가 어떤 자동차가 매물로 나왔는지 확인하고 꼼꼼하게 비교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차를 골랐다면, 가격을 확인하고 모자란 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자금을 융통해 중고차를 샀다면,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보험 가입이다. 발품을 팔아 나와 맞는 조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한다. 이후 필요에 따라 블랙박스, 하이패스 등 필요한 부품을 사서 달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차량 구매 시 이런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신차, 중고차를 사기 위해 파편화된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일일이 발품을 팔곤 한다. 이런 지난한 과정과 서비스를 한 번에,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겠다는 곳이 있다. 지난 2016년 출범한 차봇모빌리티는 이러한 과정을 ‘운전자 생애주기’라고 부르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자동차와 관련된, 자동차에 필요한 서비스라면 대부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영국의 완성차 업체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의 한국 총판부터 자동차 정비, 수리, 자동차 부품 수입, 유통, 중고차 거래 플랫폼, 차량 딜러 매칭 서비스, 자동차 보험이나 금융상품 등 중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차봇모빌리티는 운전자라면 어느 상황에서든 차봇모빌리티를 쓸 수 있도록, 첫 차량 구매자라면 차량 구매부터 관리, 판매, 재구매까지 전 과정을 차봇모빌리티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원스톱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회사는 약 7~8년간 차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반을 마련했고,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이러한 전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달 21일 차봇모빌리티 사옥에서 강병희 차봇모빌리티 부대표(=사진)를 만나 차봇모빌리티의 비전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강 부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으로 차를 구매하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차봇모빌리티는 자동차를 사는 단계부터 파는 단계, 다시 구매하는 단계 등 운전자 생애주기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차봇모빌리티, 어떤 서비스를 하는 곳인가?
크게 직접 사업, 간접 사업으로 나뉜다. 직접 사업으로는 완성차 브랜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이하 그레나디어)’의 한국 총판을 맡고 있다. 또 차봇모빌리티는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딜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용자가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 좋은 조건의 금융을 비교하고 연계해주는 서비스, 자동차 보험 연계 서비스, 블랙박스 등 시공점 연계 서비스, 중고차 매매 서비스 등의 간접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간소비자(B2C)와 기업간기업(B2B) 서비스를 연계해 기업-기업-소비자(B2B2C) 관점에서의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차량 구매 서비스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지?
자율주행 등으로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차 안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이 있다. 이런 운전자 생애주기를 커버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저희는 자동차를 사고 타고, 파는 전 과정을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하고자 한다.
또 개인에게 있어 차량 구매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고객이 차를 구매할 때,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는지, 나아가 차량 구매 후 관리, 중고차를 판매한다고 했을 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저희는 이 단계에 대한 서비스를 8년 간 엮었다. 결국 운전자가 차봇모빌리티 서비스에 어떠한 유입 경로로 들어오더라도 락인 되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운전자 생애주기라는 것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과거부터 지금까지 차를 사는 과정은, 딜러를 소개받아 대리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이후에 금융과 보험 상담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차를 구매하고 나서도 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에서 제공하는 자동차 관련 사용자 경험이) 차를 사고 끝이었다. 그러나 차봇 모빌리티는 (차량 구매 이후에도) 이용할 수 있는 대리운전, 렌트카, 세차, 정비, 차량용품 구매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가 (차봇모빌리티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저희를 통해 차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저희는 이 점을 ‘전기차’에서 출발했다. 전기차가 요즘 배터리 폭발, 배터리 충전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캐즘(초기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 후퇴하는 현상)이 왔다. 전기차에 대한 시장 문제를 저희가 구매부터 관리까지 해줄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관리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아직 초기 단계라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배터리 폭발 위험 여부,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저희 플랫폼에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에게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다. 이밖에도 관련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 개념검증(PoC)을 진행할 예정이다.
-차봇의 서비스 범위나 방향성이 방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그리는 궁극적인 서비스 모습은 무엇인가?
커머스는 온라인 전환이 큰 폭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신차와 중고차 시장은 아직 온라인 전환이 한 자릿수 대다. 다만, 자동차 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커서, 이 시장이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차를 구매한다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본다. 전기차 시장에 캐즘이 왔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디지털에 대한) 큰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차봇모빌리티가 하고자하는 것은 결국 완결형 디지털 오토커머스로, 이를 위해 7~8년 동안 기반을 잡아왔다. 이런 점에서 차를 직접 판매해보지 않으면 (이러한 시장 기회를) 테스트해 볼 수가 없다.
-테스트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사용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고 난 이후의 경험이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디지털로 차를 구매해 본 일부 고객이 향후 딜러를 통해 차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딜러가 하던 역할을 함께 수행하면서, 차량 구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사업자가 되고 싶다. ‘그레나디어’ 한국 총판을 하면서, 차에 대한 비교, 구매를 서비스, 나아가 사용자가 차를 구매하고 나면 보험, 금융, 시공, 중고차 판매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에 대한 생애주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레나디어 외에도 한국 총판을 맡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완성차 브랜드가 있나?
저희가 직접 노크하기보다, (완성차 브랜드에서) 먼저 제안을 준다. 앞으로 차량은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 기능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 안에 들어가는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내비게이션, 오디오, 비디오 등의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술) 영역이 중요해지고 있다. 저희는 SDV를 제어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앱 마켓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관련해 내년 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부분은 완성차 업체와 함께 하는 것인가?
그렇다. 예를 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같은 앱마켓에 관련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기 상용차의 경우 커머스 관련 앱마켓 서비스를 고려해볼 수 있다.
-수익은 주로 어느 서비스에서 많이 나는지?
구체적으로, 전체 수익 중에서 보험 중개가 30~40%, 중고차 중개 서비스가 30~35%, 대출 중개가 25~30%를 차지하며 시공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