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또, 창출된 수익을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사용하여 기업의 가치를 증대 시켜야 지속 성장을 달성할 수 있죠. 그리고 이는 주로 기업 내 파이낸셜팀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해당 부서의 최고 책임자를 대개의 기업에서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라 부릅니다.

특히 차봇과 같은 스타트업에서 CFO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자금 운용 스케줄을 수립하는 것부터 기초적인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출구전략을 계획 및 실행하는 일까지 모두 CFO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차봇은 올해 시리즈 C 펀딩과 M&A,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CFO의 자리가 중요한 시점이었는데요. 올해 초 차봇에 합류해 차봇의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조준상 CFO님을 만나 개인과 차봇의 성장 과정과 비전을 엿보았습니다.

“17년만의 첫 이직, 차봇에 매료되다”

Q. 반갑습니다, 조준상 CFO님! 차봇에 합류하시기 전 오랜 기간 굴지의 회계법인에서 전문가로 활약해 오신걸로 알고 있는데요. 상세한 커리어 스토리가 궁금해요.

약 17년간 삼일회계법인에서 한국회계사로서 M&A 및 해외투자자문 업무를 했습니다. Global Network Firm인 PwC의 미국 LA와 Houston 오피스에서 2년 반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어요. 미국 파견 후 돌아와서는 해외투자자문팀 상무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PwC 내 APAC M&A/International Tax Service 한국 대표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회계법인에서의 굵직굵직한 M&A딜과 다양한 업무기회들을 접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었어요. 전문가로서의 삶이 꽤 만족스러웠죠. 또한, 중간중간 해외 파견 등 좋은 기회들이 주어지면서 생각보다 오래 첫 회사에서 경력을 쌓게 되었어요.

그리고 올해 인생에서 첫 이직을 하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차봇’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 분들이 차봇과 함께한 이유나 차봇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이 궁금해해요. (웃음) 지금도 예전 직장 동료나 업무 파트너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때마다 자연스럽게 차봇 홍보대사가 된답니다.

Q.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해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더러 있을 것 같은데요. 어릴 적부터 회계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셨나요?

사실, 원래 꿈은 천문학자가 되는 거였어요. 회계사가 되겠다는 꿈을 꾼 적은 없었죠. 어릴 때부터 별 보는 걸 참 좋아했는데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우주가 참 신비롭다고 생각했고, 우주를 탐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어요.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 본격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면서는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서 이과를 선택했죠. 그런데 고2 말쯤 되니까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별을 보는 건 그냥 취미로 삼기엔 좋지만, 직업으로 삼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속에 들어가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을 하며 사는 건 너무 외롭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때 새롭게 정한 꿈이 사업가였어요. 저는 사업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경영학과로 진학했고, 경영학과에서 공부하다 보니 회계사 시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사실 그때까지 회계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회계사들이 나쁘게 나오는 일이 많은데요. 악덕 기업주 옆에서 편법을 알려주는 그런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웃음)

그런데 제가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회계사라는 직업이 소위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라는 사실을 배웠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재무적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곧 회계사예요. 그 중요성을 알게 되자 회계사 자격증을 따 놓는 게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렇게 회계사 시험을 준비했고, 회계사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긴 시간 회계사로 일하여 정말 많은 경험을 쌓으셨을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저는 회계사의 다양한 업무 중에서도 주로 M&A를 전문으로 했어요. 처음부터 M&A 업무, 특히 해외 투자 분야로 시작했죠. 그 덕분에 꽤 드물고 귀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주니어 때 진행한 한 운수회사 관련 업무였어요. 당시 해당 회사의 모기업이 부도나면서 그 기업 역시 연쇄 부도가 난 상황이었고, 법정 관리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해당업체는 수익성이 좋은 회사였어요. 그래서 법정 관리가 끝나는 시점을 앞두고 회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죠.

거기서 제가 속한 팀이 소위 ‘셀 사이드(Sell-Side)’라 부르는 매각 자문을 담당한 3개사 컨소시엄의 한 축이었어요. 컨소시엄 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곧 한 회사의 명운을 결정하는 거였어요. 당시 저에겐 그게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고, 흥미를 떠나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아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죠.

또, 제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결정되는 내용이 다음날 대서특필되는 것도 정말 인상 깊었고요. 제가 주니어라고 해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런 회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도 느꼈어요. 덕분에 담당한 일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고 프로답게 일하고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Q. 한 회사에서 회계사로 오랜 시간 일해 오셨던 만큼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로 차봇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오랜 기간 회계사로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았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특히 성장하는 회사를 이끌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있었죠. 첫 직장을 선택할 때 회계법인을 골랐던 것도 비즈니스 전반을 배울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2022년에 상무로 진급한 후에는 정말 늦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강병희 부대표님을 통해 차봇과 강성근 대표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진정성 있는 경영인의 마인드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사업과 직원에 대한 애정이 진심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이들과 함께하면 회사를 키워 나가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차봇에 합류하기로 했죠. 또,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요. 스타트업은 작은 규모지만 그 대신 좌충우돌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빠르게 성취를 쌓아가는 보람이 더 클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타이밍에 차봇을 만나니, 꼭 차봇에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차봇과의 첫 만남도 궁금한데요.

처음 차봇을 알게 되었을 때는 관련 정보가 별로 없었어요. 제게는 그냥 수많은 스타트업 중 하나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차봇이라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기울여 자세히 알아보니 제가 해볼 수 있는 게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님과의 첫 만남도 꽤 기억에 남아요.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고, 정말 차봇이라는 사업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 아무래도 스타트업의 대표님들은 직급에 비해 젊은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그동안 제가 만났던 대기업 최고경영자나 임원들에게서 받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더 열정적이고 진정성이 있다고 할까요? 대표님을 처음 봤을 때도 업무가 아니라 정말 꿈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게 저는 좋았어요.

Q. 경영진도 중요하지만 관련 산업의 발전성도 이직 시 크게 고려하신 부분일 것 같아요.

이전 회사에서모빌리티 관련한 프로젝트도 여럿 진행하며 관련 시장 동향이나 성장성은 파악하고 있었어요. 현대차 그룹에서 해외의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교통) 기업들을 인수하는 건이나 그 외 다른 모빌리티 기업에 대한 자문 등을 해본 경험이 있다 보니 ‘모빌리티’라는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의 토대는 갖고 있었죠.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모빌리티 광팬은 아니지만요. (웃음) 하지만, 차봇에 합류하고 모빌리티는 저의 최대 관심사가 되었어요.  모빌리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분야죠. 그래서 모빌리티에서 차봇이 확장해갈 영역이 매우 많다고 생각해요. 또, 차봇이 지향하고 있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역시 운전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소구점이 강하게 있으니, 앞으로 차봇이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Q. 안정적인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는 게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직할 때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먼저 가족들은 이전에도, 지금도 든든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제 아내는 제가 고민하고 의논하는 내용에 대해 항상 반대하지 않아요. 그게 항상 고맙죠. 언제나 응원해 주고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죠.

주변에서는 쉽지 않을 결정이었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실제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요. 17년간 몸담은 직장에서 처음으로 이직하는 거였으니까요. 이전에도 이직하라는 유혹이 많았고, 조건만 놓고 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런 유혹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차봇은 제 마음 속에 있는 열정의 불씨를 타오르게 만들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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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story]

“도전을 즐기는 섬세한 리스너 조준상 CFO”

Q. 이제 차봇에 합류하신 이후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하는데요. 현재 차봇에서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CFO로서 기업 전체 자회사, 모회사의 재무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전사 자금관리를 비롯한 예산 실행과 평가, 회계 및 세무 관리, 그리고 투자 관리를 하고 있어요. 차봇의 투자유치 뿐만 아니라 차봇이 투자하는 건들도 지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결국 어떤 기업이든지 재무적인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차봇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특히나 지금 차봇은 여러 자회사가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사적인 재무 관리를 위해서는 차봇 모빌리티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차봇 모터스나 차봇 인슈어런스 등 각 법인의 관계자분들과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죠. 우리가 하나의 그룹으로서 어떻게 발맞추어 움직이는 것이 좋은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각 법인은 비즈니스 관련해서는 제가 깊이 관여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각자가 충분히 고민하는 영역이니까요. 다만 큰 틀에서 협업하기 위해서, 또 각 법인의 비즈니스를 외부자의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피드백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인 활동도 많은 편인데, 기존 투자사 및 신규 투자사들과 만나 소통하며 회사의 경영 사항에 대해 투자사들과 직접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봇은 세계로 나아갈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기에 해외사업과 해외 투자유치도 함께 모색하고 있어요.

Q. 차봇에 합류한 후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을 쓰고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수익화를 위한 모델을 찾는 것이에요. 차봇 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이 빠른 수익화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차봇은 이미 수익이 나고 있는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죠. 그게 정말 큰 장점이에요. 지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고요.

그러다 보니 올해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이 많이 필요했던 데다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재무적인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하고, 어떻게 투자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심했고 이러한 고민을 리더십과 공유하고 있어요. 또, 단기적으로 각 사업에서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성장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차봇에 합류한 계기로 ‘스타트업에서의 도전을 꿈꿨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실제로 차봇에서 어떤 도전을 이어오고 계시나요?

차봇에 입사하고 늘 도전의 연속이라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차봇에서의 한 달은 1년처럼 느껴진다고 이야기하곤 하죠.(웃음) 그만큼 다이나믹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저의 전문성을 가지고 해당 영역에 대해 깊이 있는 자문을 했다면, 이제는 한 기업의 CFO로서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이런 변화가 곧 도전이라 할 수 있고요.

또, 프로젝트로는 투자 유치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차봇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어있고,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가 작아 경기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투자사를 만나 차봇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그간의 성과에 관해 설명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곳이 많지만, 실제 투자 결정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허들이 많았죠. 물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봇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투자를 결정한 여러 투자사들이 계시고, 이런 투자 건들을 잘 마무리하는 게 지금 제 도전이자 목표입니다.

Q. 얼마전 다녀오신 글로벌 IR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현지 반응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먼저, 차봇이 미국에서 사업을 했다면 밸류가 훨씬 높게 평가되어 펀딩받기가 더 쉬웠을 거라는 피드백을 현지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께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글로벌 진출에 대한 더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또, ‘아모지(Amogy)’라는 현지 스타트업을 만났던 일도 기억에 남아요. 아모지는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그러니까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배터리를 모빌리티에 도입하려는 회사에요. 특히 해상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하는 게 아모지의 목표인데요. 아모지의 창업자가 한국 분이거든요. 그분과 직접 만나서 현지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이나 애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의 스타트업 시장이 상당히 다르다는 걸 많이 배웠어요. 미국 스타트업은 비교적 아이템이 더 명확하고, 투자 시장도 활발해 펀딩이 좀 더 쉽게 이루어지더라고요. 물론 미국 현지 스타트업인 아모지도 국내 스타트업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생존’에 대한 거였어요. 아모지 같은 경우에도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이지 상용화 단계가 아니다 보니 수익화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스타트업이거든요. 펀딩을 많이 받았고 기업 가치도 인정받았지만, 수익화까지의 길이 멀다 보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죠.

Q 차봇의 CFO이자 부대표로서 책임감의 무게가 더 무거우실 수 있을 텐데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먼저 ‘날선 디테일’이라 생각해요. 회계사 출신이다 보니 정말 꼼꼼해요. 회계사의 직업병이 ‘꼼꼼함’이거든요. (웃음) 큰 그림만이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죠.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줄 아는 덕분에 균형감을 갖출 수 있어 책임감의 무게도 덜 수 있죠.

두번째는 ‘소통력’이라 생각해요. 제가 달변가는 아니다 보니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신 언제나 많이 들어주는 편이에요. 사람의 말을 듣고 어떤 니즈(needs)가 있는지 빠르게 체크하고 그걸 먼저 해결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거죠.

그리고, 저만의 대화 원칙이 하나 있어요. 회계법인에서 주니어 때부터 사원부터 오너 회장님까지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들을 상대하면서 지킨 원칙인데요. 바로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면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에요. 그래야 항상 스스로 당당할 수 있고 까다로운 상대와도 원활하게 업무가 가능하거든요.

Q. 그렇다면 차봇의 최고책임자 중 한 명으로서 추구하는 리더십도 궁금한데요.

상생의 리더십을 추구해요. 리더는 결국 팔로워(follower)가 있기에 리더라 생각해요. 차봇이라는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가 되려면 조직의 구성원인 크루들이 제가 이끄는 방향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제가 그들을 책임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리더의 책임이라는 것은 결국 ‘좋은 결과’를 뜻하죠. 다른 리더를 따를 때보다 ‘나’라는 리더를 따를 때 더 좋은 결과를 안겨주겠다는 책임감이 중요합니다. 저는 책임감 있는 리더, 크루들이 차봇에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또, ‘외유내강형 리더’가 되고 싶어요. 저는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평등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믿는데요. 최고책임자든 신입사원이든 모두 동등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죠. 제가 일하면서 지켜온 원칙과도 연결되는 부분이고요. 이 존중의 마음이야 말로 팀워크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리더는 좋은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표현이 참 인상적인데요. 리더의 입장에서 차봇이 그간 좋은 성과를 창출해 올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크루들의 ‘열정’이요. 전사 차원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 각 법인의 관계자들과 여러 가지를 논의할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크루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죠. 누가 시켜서 일하는 게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걸 여실히 느꼈어요. 또, 다양한 크루분들과 이야기를 할 때마다 본인의 업무나 커리어, 회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며 최선을 다해 일하니까 차봇은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Life Story]

“긍정의 씨앗으로 행복의 열매를 따먹는 일상”

Q. 이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려 하는데요.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하나 꼽자면 무엇인가요?

부끄럽지만 큰 실패의 경험은 없어요. 도전할 때마다 운이 잘 따라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생일대의 도전은 저에게 있어 안락한 집 같은 곳이었던 회계법인을 떠나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스타트업 업계에 발을 디딘 거예요. 차봇과 함께하고 있는 지금이 가장 큰 도전이었던 만큼, 가장 뜻깊은 성취의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Q. 실패의 경험은 없지만 어려움은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내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이겨내요. 제가 본래 긍정적인 성향이거든요. (웃음)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참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업무 환경이 고단할 때가 많았거든요. 2개월 동안 새벽 3시에 집에 들어가 아침 9시에 출근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쳐서 번아웃이 오거나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도 많이 있었죠. 그런데 저는 긍정적인 성격에 힘입어 그런 환경에서도 굉장히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어요. 밤새서 야근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돈독해지는 게 좋았고, 업무 자체도 보람찼어요. 그런 재미 덕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을 수 있었죠.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성향은 어머니께 물려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어머니가 항상 긍정적인 분이었고, 그걸 옆에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릴 때도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고 자랐죠. 부모님이 공부나 성적 등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신 것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Q. 스트레스는 없더라도 누구나 일상 속 리프레쉬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주로 어떻게 회복하시나요?

저는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면 여행을 가곤 해요. 새로운 곳에 가면 생각을 전환하기에 정말 좋거든요. 운이 좋게도 이전 회사에서 업무로 해외 곳곳을 다닐 수 있었어요. 전세계 40여개국을 다녀왔는데 동시대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자연스레 견문이 넓어지더라고요.

멋진 여행지가 정말 많지만, 특히 탄자니아 세렝게티, 킬리만자로, 잔지바르 삼각편대는 꼭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해가 뉘역뉘역 지는 세렝게티 평야의 산 그림자 아래를 지나가는 기린들, 아름다운 만년설과 낭만적인 도시를 품은 킬리만자로, 아프리카의 고요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잔지바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죠.

Q. 듣기만 해도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데요. 여행 외에 다른 취미나 관심 분야가 있나요?

어릴 때 별 보는 걸 좋아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지금도 그래요. 여전히 우주에 대해 관심이 많거든요. 습관적으로 저녁에 하늘을 보며 걸어요. 아쉽게도 요즘은 별이 거의 안 보이죠. 예전에는 그래도 하늘이 맑은 날에는 별이 보였는데, 지금은 광해가 심하고 공기질도 탁해지면서 별을 보기가 어려워졌어요. 가끔 시골에 가게 되면 별이 보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참 기분이 좋아요.

또, 우주에 관심이 많은 만큼 최근 민간 우주산업 개발도 지켜보고 있어요. 또, 우주선도 이동 수단인 만큼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차봇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Q. 혹시 크루들과 함께하고 싶은 취미생활이 있다면?

저는 봉사 동호회에 관심이 많아요. 하루 날 잡아서 쓰레기 줍기 같은 활동을 하거나, 적십자의 빵 굽기 봉사 같은 데에 참여하는 것도 좋겠죠. 또, 차봇의 특성을 살려서 올바른 운전자 문화를 전파하는 봉사활동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의무적으로 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 참여할 수 있는 크루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봉사도 하면 뜻깊고 좋은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취미생활을 즐길 때 외에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언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소소하고 일상적인 행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새는 성장하는 두 아이를 보면서 정말 행복하거든요. 아이들만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제가 감정의 기복이 큰 사람이 아닌데, 아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가 지어지는 거 있죠. (웃음)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 정말 순수하고 놀라운 것들이 많아요.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세상의 때가 묻은 마음이 깨끗하게 씻겨 내리는 느낌이에요.

Q. 앞으로 10년 후에 조준상 CFO님의 자화상을 그려보자면 어떤 모습일까요?

일단 은퇴할 생각이 없어요. (웃음) 그러니 저는 전 세계 모빌리티 산업의 큰 형님이 된 차봇 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거예요. 특히, Zero to One을 이루면서 성장의 꿈을 지닌 우수한 스타트업을 가리고 투자하는 역할을 함께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여행도 많이 가고 싶고, 재단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어요. 소외 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그런 재단이요. 개인이 이끄는 재단일 수도 있고, 차봇이 운영하는 재단일 수도 있죠. 어느 쪽이든 차봇과 연계되리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삼일회계법인의 예전 동료들과도 계속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10년 후 만약 개인 재단을 꾸리게 된다고 해도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Q. 오랫동안 차봇과 함께하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차봇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차봇의 ‘퀀텀 점프를 이끈 리더’로 기억되고 싶어요.

차봇은 이미 국내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로 눈을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물론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조급하게 달리지 않고 국내에서의 영향력부터 차근차근 키워나가야 해요. 성장과 수익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하나씩 이루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이번에 정부의 지원으로 뉴욕에서 글로벌 IR을 진행하면서 만난 여러 관계자들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따듯한 난로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고난과 역경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힘든 일이 있을 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요.

Q. 마지막으로 차봇 크루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모빌리티 업계의 많은 회사를 만나고 이야기하며 느낀 점은, 차봇이 꽤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차봇이 가는 길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모빌리티 생태계에 한 획을 그을 거라는 확신이 들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차봇에서 하는 경험이 크루분들의 성장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한 성장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생각하고 목표를 설정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크루의 성장과 함께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화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동료들 또는 리더십과 격의 없는 소통이 중요하죠. 저는 항상 귀를 열고 있으니 이야기하고 싶은 말이나 건의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주세요.

크루 한 분 한 분이 우리 차봇의 활성 사용자(Active user)이자 홍보대사가 되어서 앞으로 모든 운전자가 차봇을 사용하는 날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