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백미러에 기스도 나고 핸들도 뻑뻑하고 잘 안 돌아가요.”

위 문장에서 잘못 쓰인 단어는 몇 개일까?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 용어 중에는 의외로 잘못된 용어가 많다. 그렇지만 사실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면 먼저 용어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명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자동차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본 용어와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 좋다. 흔히 잘못 쓰이고 있는 차량 용어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동차’부터 ‘비히클’까지, 알고 보면 뜻이 다 다르다고?

먼저 ‘자동차’라는 표현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自動車), 차(車), 차량(車輛) 등의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각 단어의 의미가 꽤 다르다.

도로교통법 제2조에 따르면 자동차란 원동기를 사용해 운전하며,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이용하지 않는 차(車)다. 여기서 원동기는 자연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뜻하는 말로, 대표적으로 모터나 엔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차(車)는 무슨 뜻일까? 바퀴가 있어서 굴러가며 사람이나 짐을 옮길 수 있는 기관은 모두 차라고 부른다. 그래서 열차, 전차, 마차, 자동차는 모두 차에 속한다. 또, 차량은 차 중에서도 도로나 선로 위를 달리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열차는 자동차는 아니지만 차량이다. 열차에서 한 칸을 가리키는 용어 역시 차량이라는 점이 재밌다.

그렇다면 영어로는 자동차가 뭐라고 불릴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표현은 아마 카(car)일 것이다. 운반을 뜻하는 ‘Carry’에서 파생된 이 단어는 오늘날 한국어의 ‘자동차’처럼 일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는 카(car)보다는 오토(Auto), 오토모빌(Automobile) 등의 표현이 더 널리 쓰였다. 오토(Auto)는 오토매틱(Automatic)의 줄임말로 바퀴가 4개이면서 엔진 또는 모터를 탑재한 자동차를 말하며, 주로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쓰인다.

‘스스로(auto)’ ‘움직이는(mobils)’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명칭인 오토모빌은 좀 더 오래된 단어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300년대로 당시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엔지니어인 마티니가 처음 사용했다. 이후 현대적인 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대에 자동차를 뜻하는 여러 비슷한 용어들과 함께 쓰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대중적인 이름이 되었다.

또, 비히클(Vehicle) 역시 전통적으로 자동차를 뜻하는 용어로 쓰였으며 오늘날에도 자주 쓰이고 있다. 라틴어인 ‘Vehiculum’과 불어식 표현인 ‘véhicule’에서 유래한 비히클이라는 단어는 마차가 주요 이동 수단 중 하나였던 로마 시대 때부터 쓰였다. 다만 카(car)와 달리 비히클은 법률이나 기술 문서 등에 공식적인 용어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세부적인 의미도 약간 다르다. 비히클은 자전거부터 배, 비행기 등 모든 종류의 이동 수단을 뜻하기 때문이다.

요즘 떠오르는 용어인 모빌리티(Mobility)는 비히클과 꽤 비슷한 점이 많다. ‘이동 가능한’이라는 의미의 형용사 모빌(mobile)에서 파생된 이 용어는 개인이동수단이나 대중교통수단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동 수단을 광범위하게 일컫는 용어인 만큼 당연히 자동차도 포함된다.

알아 두면 좋은 올바른 자동차 관련 용어들

하지만 사실 자동차를 가리키는 용어보다 운전자에게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자동차 부품이나 관리에 관한 용어일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부속을 가리키는 말은 일본식 표현이나 콩글리시가 쓰이는 일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잘못 쓰이는 용어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다 소개할 수는 없어, 주요 용어 몇 가지의 올바른 표현과 뜻을 정리해 보았다.

꼭 알아야 하는 자동차 성능에 관한 기본 용어

1. 마력(馬力): 자동차 엔진에서 나오는 힘의 단위이다. PS로 표기한다. 본래는 말이 1분 동안 마차를 끄는 힘을 측정해 정의한 것으로, 1PS는 1초 동안 75kg을 1m 거리만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힘이다. 마력이 높을수록 더 강력한 엔진이며,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2. 토크: ‘회전력’을 뜻하는 토크는 물체의 두 점에 상호 반대 방향으로 평행하게 작용하는 같은 크기의 힘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동차에서는 엔진 실린더에서 피스톤이 밀려나는 힘을 뜻하는데, 토크가 높을수록 자동차가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힘도 강해진다. 그래서 최대 토크가 높을수록 자동차가 더 쉽게 가속한다.

3. 제로백: ‘정지가속’이라고도 하며, 속도가 0km/h에서 100km/h까지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제로백이 짧을수록 순간적으로 더 폭발적인 힘을 내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토크가 순간 출력을 내는 동력에 관한 지표라면 제로백은 그 동력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대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또, 제로백에는 엔진의 성능 외에 차체 중량이나 구동 방식 등이 영향을 미친다.

4. 바퀴 간 거리와 측간거리: 바퀴 간 거리(윤거)는 좌우 타이어 중심 사이의 거리를 말한다. 트레드(Tread)라고도 한다. 윤거가 넓을수록 조종이 편해지고 안전성이 좋아질 수 있다. 단, 윤거와 측간거리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 측간거리는 앞바퀴와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를 뜻하는데, 축간거리가 길면 그만큼 자동차 실내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

5. 전륜 구동, 후륜 구동, 사륜 구동: 전륜 구동은 동력이 앞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을, 후륜 구동은 동력이 뒷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반면에 사륜 구동은 앞바퀴와 뒷바퀴 모두 동력을 전달받는다.

전륜 구동이 가장 흔한 방식으로 자동차 내부 공간을 더욱 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신 후륜 구동에 비해 눈이나 비 등 악천후에서 조향 능력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후륜 구동은 고속 주행 시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로가 미끄러울 때 조향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륜 구동은 자동차의 힘이 바퀴에 더욱 잘 전달되어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지만 차체가 무겁고 연비가 상대적으로 나쁘다는 단점이 있다.

헷갈리기 쉬운 자동차 부위별 명칭

1. 대시보드(Dashboard): 대시보드는 에어컨이나 계기판 등이 부착되어 있는 전면의 T자형 판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좁은 의미로는 계기판을 뜻한다. 속된 말로는 일본식 표현인 ‘다시방’으로 불린다. 보조석 앞의 수납공간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곤 하지만, 그 수납공간은 본래 글러브 박스(Glove box)라고 부른다.

2. 운전대(Steering wheel): 차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조향 장치, 즉 운전대를 말한다. 흔히 핸들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콩글리시로, 정확한 영어 명칭은 ‘스티어링 휠’이다. 스티어링 휠 중앙의 버튼을 눌러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말로 ‘경적’, 영어로는 ‘혼(Horn)’이라고 한다. 흔히 쓰이는 ‘크락션’이라는 말은 세계 최초 경음기 회사인 클랙슨(Klaxon)의 일본식 표현이다.

3. 리어뷰미러(Rear-view mirror): 자동차 내부에서 자동차의 뒤쪽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거울을 말한다. 흔히 ‘백미러’라는 콩글리시로 잘못 불리는 일이 많다.

4. 머플러(muffler): 흔히 일본식 표현인 ‘마후라’라고 부르는 장치로, 배기구와 그 주변의 장치로, 자동차 소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멋을 위해 머플러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굉음을 내도록 하기도 한다.

5. 전조등(Head lamp): 자동차 전면에 장착된 램프를 가리키는 용어로, 흔히 일본식 표현인 ‘다마’로 잘못 불리고 있다. 다마(たま)는 일본어로 구슬이나 공, 옥 등의 둥근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6. 보닛(bonnet)/후드(hood): 자동차 전면에 있는 덮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닛’을 ‘본네트’라고 잘못 읽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보닛은 영국에서, 후드는 북미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잘못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 관리에 관한 표현들

1. 만땅: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울 때 ‘만땅’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렇지만 사실 ‘만땅’은 국적 불명의 특이한 표현이다. ‘가득 찬’이라는 의미의 한자인 ‘만(滿)’과 연료 탱크의 ‘탱크(Tank)’를 일본식 발음으로 변경한 ‘땅’이 합쳐진 표현이기 때문이다.

2. 엥꼬: 기름을 다 떨어진 상태를 ‘엥꼬’ 났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엥꼬’는 일본식 표현이다. 자동차 등이 고장 나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일본어로 ‘엥꼬(えんこ)’라고 한다.

3. 기스: 자동차에 흠집이 났을 때 흔히 ‘기스’ 났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이 역시 일본식 표현으로, 상처를 뜻하는 일본어 끼즈(きず)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더 나은 모빌리티 라이프를 만들어가는 차봇은 올바른 운전 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면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자동차 관리가 가능하고, 안전한 운전에도 도움이 된다. 차봇과 함께 올바른 자동차 용어를 사용해 보면 어떨까?